시간의 경쟁력
시간의 경쟁력
  • 제주매일
  • 승인 20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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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돈이라는 것은 영원한 진리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뵘바베르크(Bohm Bawerk)의 설명이다.

그의 저서 “실증적 자본이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어부가 하루에 맨손으로 물고기 3마리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데, 만약 그가 한 달 동안 배와 그물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는다면 하루에 30마리를 잡을 수 있다. 이때 누군가가 30일분 식량인 물고기 90마리를 밑천으로 빌려준다면, 그 어부는 한 달간 배와 그물을 만들고, 그다음 한 달간은 900마리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 달 동안 먹고 살기위해 빌린 90마리 물고기에 이자를 곱으로 쳐서 180마리를 갚는다고 해도  720마리는 자기 몫으로 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때그때 바로 생산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 동안 생산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뵘바베르크는 “우회적 생산의 이익”이라고 했다.

문제는 우회적 생산을 할여면 당장 먹고 살 밑천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이런 점에서 자본축적이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시간 경과에 따라 원금이상의 대가를 주어야만하고, 이것이 이자 발생원리라고 설명한다.

이렇듯 산업사회에서는 시간을 들여 생산하면 더 이익이 된다는 점이 분명해지면서 반대로 시간을 낭비하면 그만큼 손해라는 인식은 상식이 되었다.  이 때문에 “시간은 돈”이라는 명제가 성립된다는 것이다.<박장환저, 경제사상사의 이해, 학문사>

시간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면, 먼 옛날 원시시대에는 해가 뜨면 낮이고 해가 지면 밤이라는 두 가지 시간개념만 존재 했을 것이다. 그 후 농경사회가 되면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생활패턴이 정착되고 하루세끼를 먹는 아침, 정심, 저녁이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의 개념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가 자급자족에서 벗어나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市場)개념이 도입되면서  동양에서는 동양철학 이론이 되는 주역을 핵심으로 하루를 12등분한 십이간지(十二干支)시간을 사용했다. 쉽게 풀어 말하면, 십간(十干)즉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申壬癸)”를 십이지(十二支)즉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에 매치 시켜 하루를 12시간으로 만들어 사용했었다.

그렇다가 산업사회 발달로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개념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은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시, 분, 초의 단위는 그대로지만 주어진 시간에 필요한 활동을 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고 마는 시대가 된지 이미 오래 되었다. 경제학에서는 19세기에 기회비용이라는 경제이론을 탄생시켰다. 경제학기회비용의 핵심은 시간포기비용이 주된 골자다. 지금 우리들의 사는 사회 환경은 증권거래, 채권거래, 정보수집, 특허시효 등등은 찰나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

시간의 가치가 극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며칠에 걸쳐 해야 할 정보처리를 지금은 초단위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다. 정보매체다양화, SNS 등으로 시간과 공간개념이 구애를 안 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하루를 48시간으로 쪼개는 시간단위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내가 초등학교시절에는 우리 사회에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유행 했었다. 6.25 전쟁 시 UN군이 전쟁을 지원하기위해 우리나라에 왔을 때이다. 우리나라에 온 평화유지 UN군인들이 한국 사람들은 약속을 잘 안 지키고 시간 개념이 없다는 의미로 한국시간(korean time)이라고 했다.  지금은 외국 사람에 비해 한국 사람이 더 시간관념이 철두철미 하지만 과거에는 우리는 농경 생활문화 때문에 한국 사람은 십이간지(하루12시간구분) 시간사용을 마감하는 과도기였기 때문이다.

시간은 한번 놓쳐버리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자원이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시간 도둑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내시간이 귀중한 만큼 남의 시간도 천금같이 아껴주어야 한다. 시간의 중요성은 세상만사에 적용된다. 과거에는 시간보다 부(富)의 획득이 중요한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시간 경쟁력이 모든 승부를 좌우 할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삶속에서 시간 단위가 갖는 가치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모든 성공의 원천은 경쟁자보다 먼저 빨리 조치하고 준비하는 쪽이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시간은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무한정의 경험을 담을 수 있는 그릇과 같은 것이다. 시간의 길이와 밀도, 그 다채로움은 전적으로 사용자에 의해 결정된다. 흔히 시간에도 생명이 있다고 한다. 시간은 현자를 만나면 그 생명이 연장되지만, 게으른 우자를 만나면 그냥 망각의 늪으로 흘러갈 뿐이다. 

객관적인 시간은 처음과 끝이 없는 연속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흐름을 잘라내어 처음과 끝을 만들어 낸다. 새로운 시작을, 새로운 출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출발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도전으로 승화가 가능한 용기이자 희망이다. 과거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인간만이 갖는 위대함이다. 시간의 경쟁력이 되는 것은 팩트(matter of fact)다.

수필가 김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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