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지 않는 시민운동
사과하지 않는 시민운동
  • 제주매일
  • 승인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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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사과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고의나 실수 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면 법적인 책임을 떠나서 먼저 도의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부도덕한 단체들이 있다. 제주경실련, 곶자왈사람들, 제주환경연구센터, 제주주민자치연대, 탐라자치연대, 제주자연치유시민연합 등은 지난 7월17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제품인 한진제주퓨어워터가‘이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한 말이 사실이 아님을 스스로시인하였다.‘한진제주퓨어워터’가 아니라 ‘제주v워터’가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정확히 어디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자회견이 끝난 후 문제가 불거질 것을 대비해 어떤 통제가 있었지 않나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하여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것은 사회의 도덕을 바로잡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들이 불의를 저지르고 있다. 제보를 받아서 전화통화로 확인했다고 한다. 핸드폰으로 찍어서 메시지로 보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유선통화로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하여 ‘한진제주퓨어워터’를이마트, 백화점 등에서 판매한 것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제보받은 결과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사실 단 한 건의 제보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판매한 적이 없는 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통제가 있었다’라고 회사에 뒤집어씌우고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행동이 ‘공적인 일’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다. 앞으로도 공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도민들을 기만하고, 명예를 훼손해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체주의 사회나 독재체제에서나 통용될만한 사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은 공익을 위하기 때문에 위법해도 되고, 도덕과 인권을 짓밟아도 된다는 식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가? 위에 열거한 단체들은 교수, 지식인 등 덕망있는 지도자들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설마 제주사회를 이끌어가는 시민운동 지도자들이 ‘공익을 위하기 때문에 사기업과 직원들의 명예를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잘못된 관행과 관습에 있다. 실무자가 작성한 것을 대표자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서 발생한 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대표자의 무관심과 실무자의 일 처리 관행, 여과장치없는 문제점을 이번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나는 여기서 명망있는 분들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업으로부터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하여 최소한의 책임감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겠다. 스스로 과오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건강한 시민사회, 성숙한 시민운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제주도 시민운동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수 도 있다. 지금이라도 자기성찰과 자기검열의 잣대를 엄격하게 세우기를 바란다.

한국공항노동조합 제주지부장 문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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