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24시간 운항 공항’으로 지정된 국제공항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 때문에 실제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를 공식 운항시간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항공기가 ‘오전 6시~오후 11시까지’라는 공식 시간대에만 운항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 연결이 지연되거나 다른 사정으로 인해 정기 시간대가 아닌 심야 운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의 경우 공식 운항 시간 이후 심야 이착륙한 항공기가 무려 340편에 이른다. 매일 1~2편의 국제선 항공기들이 제주공항에서 심야 이착륙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서 문제되는 것이 공항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심야 항공기소음 피해다. 낮 시간대에도 항공기소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하물며 심야의 항공기소음은 참기 어려운 대표적인 소음이다. 건강-교육-토지 건물의 재산가치 하락, 각종 사고에 대한 심리적 불안 등 직-간접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이 무골호인(無骨好人)으로 순한 양처럼 아무 말이 없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일 것이다. 주민 반발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뜻이다.
제주공항 인근에서 펜션업을 하고 있는 한 주민은 “폐업을 하라는 건지, 낮에만 영업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왜 이 한사람뿐이겠는가. 모든 피해 주민들이 반발하다 이제는 지칠 정도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제주공항 심야 운항으로 인한 피해 대책은 아무것도 없다. 보상비도 없고, 관련 사업비도 없다. ‘24시간 운항공항’으로 지정만 해 놓고 심야 소음피해에 대한 선조치(先措置)는 물론, 후조치(後措置)조차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 당국은 “항공기 심야운항에 따른 주민보상금 지원 및 소음 대책과 관련, 정부 당국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며 이에 대한 주민 설명회도 열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직도 ‘계획’이요 ‘방침’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역시 숙원인 신공항을 한해라도 빨리 건설해서 그곳을 ‘24시간 운항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근본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