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앞줄 2줄이 항상 비는 까닭은?
행사장 앞줄 2줄이 항상 비는 까닭은?
  • 제주매일
  • 승인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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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 다툼의 법칙...

축구선수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설때 맨 나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는 그 팀에서 가장 미신을 믿는 선수이거나 아버지 역할을 하는 선수, 또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선수이다.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려온다.
“나갈 시간입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저녁 7시 30분, 라커룸 안에 출전을 알리는 연락이 오면 선수들은 힘찬 목소리로 함께 ‘파이팅!’을 외친다.

그러고 나서 주장이 공을 들고 씩씩한 모습으로 제일 먼저 문 쪽으로 향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그 뒤를 줄지어 따라간다.

주장 뒤는 부주장이다. 팀에 부주장이 없으면 자신이 부주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열혈 선수가 따라 붙는다. 바로 미신을 믿는 선수들이 맨 뒷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경기장에 들어설 때 굳이 줄에서 몇 번째인지 세서 일곱 번째나 여덟 번째나 자리를 찾아가는 선수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맨 뒷자리는  다르다. 그 자리는 분위기를 압도하는 긴장의 바다속에서 떠내려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닻과 같은 자리이다. 그리고 일단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힘이 불끈 솟아나기 때문에, 그래서 미신을 믿는  선수들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팀에서 주장은 아니지만 아버지 역할을 하려는 선수도 줄의 맨 뒷자리에 서고 싶어한다. 비록 공식적인 주장은 아니지만 마치 어미 닭이 병아리들을   몰 듯 선수들을 앞장세우는 데서 위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리없이 펼쳐지는 이 뒷자리 다툼의 법칙은 공평하게 제비뽑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어미닭의 자리의 가치는 날로 증대되고 있다.

우리주변에서도 항상 느낄 수 있는... 앞서 열거한 상황과는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 뒷자리 다툼의 법칙이 있다.

확대간부회의, 직원정례조회, 세미나, 토론회, 심포지움, 교회예배, 성당미사 등 각종 회의에서 행사준비를 맡다보면 종종 느낀다.

모든 행사진행시 뒷자리가 먼저 채워지고 다음 중간...이런식으로 앞자리 두줄은항상 비게된다.

뒷자리 앉은 분들께 앞으로 나오시라고 하면 중간 자리 빈곳에 가서 끼어 앉는다.

시대가 점차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이제는 당당하게 먼저 앞줄에 앉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주시 총무과 주무관 안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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