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에 무슨일 있었나?"
"도의회에 무슨일 있었나?"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제개편안 놓고 '강경'하던 도의회

도 직제개편안의 도의회 통과를 지켜 본 도민들은 아리송하다는 시각이다.
당초 제주발전연구원의 '조직재설계를 위한 조직진단 프로젝트'라는 최종 보고서가 도를 통해 발표됐을 당시 도의회는 "도가 특별자치도 추진을 앞둔 마당에 갑작스레 조직개편을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시간과 비용의 낭비'라는 것이다.

행정계층구조 개편 및 특별자치도 등이 실현되면 제주도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다시 짜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즉흥적 발상이라고 도의회는 지적했다.
제주도의 입장은 확고했다.
조직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함께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효율적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일하는 쪽이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 도의회 사이에 '서로의 주장과 명분을 위한' 한바탕 설전이 예상됐다.

행정과 이를 견제. 감시하는 도의회 기능이 만나 부딪치는 장소는 본회의장.
이에 앞서 상임위 등에서 조율을 거치게 된다.
이를 정치력 등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은 '너무 했다'는 지적이다.
도는 도대로 '시끄러울 필요 있나. 도의회가 요구하는 부분을 들어주고 넘어가자'는 자세였고 도의회는 도대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한 두 번 보는 사이도 아니고 대충하자'는 모습이었다.

지난 14일 제주도가 의회에 상정하기 이전부터 도의회는 '직제 개편 할 이유 없다'는 견제기능은 잊은 채 상임위별 '위상 갖추기'에 급급했다.
교육관광위에 2개국을 배정하고, 농수산환경위인데 '청정 산업국'은 어울리지 않는 만큼 명칭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지엽적인 문제만 갖고 도와 절충을 벌였다.
도도 질세라 '조직진단 결과에 따른 효율적인 조직개편'이라는 주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치행정문화국의 자치행정과를 행정부지사 직속기구로 놓고 '문화스포츠국'으로 개명하고 교육관광위가 관장토록했다.

처음 직제개편안에 대한 '교육관광위'의 불만과 도내 문화계의 '문화 홀대'비난을 비껴간 것이다.
도내 1차산업은 '청정'이 생명이라는 인식아래 만든 '청정산업국'도 도의회 요청대로 '농수축산국'으로 환원됐다.
이에 모 공무원은 "청정산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 너무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도의회의 '직제개편 시기에 안 맞다' 및 제주도의 '가장 합리적인 조직표'라는 양자의 신념은 간 데 없이 훌륭한 정치력이 발휘된 가운데 15일 도의회 본회의장 의사봉이 울렸다.
이날 모 도의원의 "적절치 않은 시기에 조직 개편을 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의 낭비"라는 홀로 발언이 요즘 말로 '생뚱 맞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