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보름이 지났는데도 밝고 기분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우울하고 어두운 소리 뿐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새해는 “좀 더 나아지리라”던 기대와 부풀었던 희망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느낌이다.
제주지역 청년실업이 3400명을 웃돌아 1999년 이후 최고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청년실업자는 1년새 600명이나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채무를 비관하던 40대 가장이 어머니와 어린 세 자매와 함께 목숨을 버렸다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희망을 걸었던 새해 초입부터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 같다.
이는 나라경제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경제도 얼마나 견딜수 없을 만큼 절망적인가를 말해주는 상징적 사례나 사건이라 할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는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13일 신년기자회견은 우리에게 더욱 절박하게 다가선다.
지난 집권 2년동안의 이념적 갈등과 국민적 분열만을 불렀던 통치 스타일에서 벗어나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우리겠다는 대통령의 다짐에 백성들이 환영하는 것도 우리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어려웠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현실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 뿐만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경제살리기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이념적 갈등은 도움이 될 수 없다. 소모적 정쟁의 빌미가 돼온 정파간 다툼은 접어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여야간의 생산적 타협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말로는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실천이 따르지 않은 정책운용은 우리의 경제를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추락시킬 뿐이다. 백성을 속이는 일이기도 하다.
절망적 경제 상황을 희망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말보다는 실천’이라는 사실을 거듭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