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로틱 궁중 사극 '후궁'은 원치 않게 후궁으로 들어간 화연(조여정)과 그렇게 왕의 첩이 된 화연을 짝사랑하는 성원대군(김동욱) 그리고 화연을 사랑한 죄로 남성을 잃어버려 복수심에 내시가 된 권유(김민준),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격렬한 욕망과 지독한 생존의 드라마.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 등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이 주연했다.
조여정은 전작보다 더 파격적이면서 도발적인 정사신을 펼쳐 보였다. 노출의 수위 자체도 굉장히 강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감정신으로 정사신이 활용된 까닭이다. 특히 충격적인 반전을 품은 마지막 정사신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조여정은 최근 노컷뉴스와 만나 "단순한 러브신이 아니고 감정의 긴장이 많이 들어간 베드신이라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며 "마지막 정사신은 무려 4일 동안 찍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몸매관리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너무 밤을 새고 또 장기전이 되면서 체력보충을 위해 야식을 먹으면서 할 수 밖에 없었다. 예쁘게 찍어주셔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앞서 김대승 감독은 후궁의 정사신에 대해 "배우들의 용기와 희생의 결과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코 과장이 아닌 게 조여정과 김민준은 두 사람의 애틋한 러브신뿐만 아니라 극중 김동욱의 심리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감정신에서도 노출을 마다하지 않았다. 영화를 위한 살신성인의 자세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조여정은 "정확한 지적"이라며 "삼남매라고 할 정도로 배우들끼리 잘 통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느 정도였냐면 마지막 베드신의 경우 민준 오빠가 출연하지 않음에도 제가 상의를 했을 정도다. 감독님께 정말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도 했다"고 팀워크를 자랑했다.
대본의 완성도와 감독의 지명도를 감안하면 조여정의 잇따른 노출 도전에 충분히 수긍된다. 하지만 출연제의를 받고 한번쯤 망설일 법도 하다.

하지만 정작 첫 미팅에서 조여정의 소극적인(?) 태도에 김 감독이 살짝 당황했다고. 조여정은 "원래 그렇게 무뚝뚝하냐고 물었다"며 "사실은 제가 정말로 중요한 자리일수록 진중해진다. 나중에는 저의 그런 모습을 아주 좋아해주셨다"고 회상했다.
다음에도 작품이 좋으면 노출연기를 불사할까? 조여정은 "이제 밝은 게 필요하다"며 "내 안에 있는 것을 아프게 긁어냈다. 충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더 있는데 덜 보여준 게 아니고 저로서는 최선을 다한 작품이다. 그래서 잘했다기보다 노력했다란 얘기를 듣고 싶다. 제속에 꿈틀대는 배우로서의 열망을 알아주신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관람불가, 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