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지방 그리고 두뇌'
'전이지방 그리고 두뇌'
  • 허계구 논설위원
  • 승인 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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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가공식품에 함유…자주 섭취시 두뇌 노화

전이지방(trans fat)은 두뇌에 좋지 않은 지방이다.
전이지방은  액체상태의 식물성 기름에 수소(H)를 더해 고체형태로 변형시킨 지방으로 여러 가공식품에 들어가 있다.
전이지방의 대표적인 형태는 어떤 종류의 마가린과  쇼트닝으로  전이지방은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지방이라기보다  사람이 만든 인공 지방이다. 

미국에선 내년 1월부터 모든 가공 포장된 식품에 전이지방에 대한 표기를 해야 하는 법이 발효된다.
그러한 바람은 아마 시차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언젠가는 불어올 것이다.
‘먹고 마시고 건강해라’의 저자이며 유명한, 간호사 건강 연구 등의 리더의 한 사람인 하버드의대 월터 C. 윌리트 박사는 가능하면 언제 어디서나 전이지방을 먹는 일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 인공지방이 누렸던 화려한 인기, 여기에 걸었던 사람들의 기대와 실망, 예견되는 이 지방의 쇠락으로의 운명,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의 역사 등을 설명하면서 나는 ‘그 지방과 두뇌의 관계’를 이야기 해보려 한다.

▲마가린ㆍ쇼트닝이 대표…포화 지방보다 더 나빠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에 있어서 조차 어떤 사람들은 1년에 다섯 번 정도 밖에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버터 같은 것은 그림의 떡이었다.
공장이 부쩍 늘어나서 사람들은 도시의 공장으로 몰려들었으나 이들 공장의 일꾼들도  고기를 자주 먹을 수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들 정부는  식품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책을 세워야 했고 그 노력 속에서 “값이 싼 식물성 기름으로 버터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다면…”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두 과학자가 실온에서 고체인 동물성 지방은 식물성 기름보다 수소가 많이 들어 있다는 데에 착안했고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었다.
이 이론을 이용하여 수소 첨가 (경화)라는 발명을 한 것은 독일의 과학자 빌헬름 노어만으로, 그는 이를 특허 받아 새로운 기업을 열었다. 마침내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마가린, 즉 전이지방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한편, 미국의 윌리암 쿠퍼 프록터는 어느 날 생애의 대부분을 식품 사업에 종사하여온 한 기업가의 사무실로 들어가 딱딱하고 하얀 덩어리 하나를 들어 올리며 “대단한 식물성 기름이 있답니다”하고 기쁨에 차 이야기했다.
바로 그날 크리스코(Crisco) 쇼트닝이  태어난 것이다.  크리스코 쇼트닝은, 순수한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진 전이지방이다.
전이지방은  모든 가정에 선물이었고, 당시로서는 찬란한 기업의 발명이었다.

동물성 지방이 아닌 순수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졌다는 소개와 함께 시판되기 시작한 전이지방은 유대인에게도 이슬람교인에게도 채식 주의자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색과 냄새에서 앞서고 냉장하지 않아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이것으로 만든 식품을 슈퍼마켓에 오랜 기간을 진열해 놓아도 산패하지 않았고 생산비도 쌌기에  인기 속에 기업과 일반 대중에 확산되어 갔다.

심장병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그 원인이 동물성 지방에 있다고 말해지자 동물성 지방인 버터의 소비는 엄청 줄고 식물성 지방에서 생겨난 전이지방인 마가린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람들은 전이지방은, 조상이 식물성 기름이었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전이지방은 조상과는 다른, 괴짜후손, 돌연변이손자이고, 식물성 기름과는 사돈에 8촌지간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를 못했다.

사람들은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전이지방을 많이 섭취했지만 심장병 등의 환자는 줄어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젊은 층에 이 병은 증가해 갔다. 20년에 걸친 하버드대의 연구팀은 전이지방과 심장 혈관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냈고 세계 도처의 여러 연구자들도 전이지방과 질병에 대한 연구들을 속속히 내 놓았다.

최근의 한 연구를 말하면 네덜란드 바게닌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 로스( Roos) 박사팀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연구는  29명의 건강한 남녀에게 전이지방 함유량이 높은 음식과 포화지방 함유량이 높은 음식 중 한 가지 식단을 4주간 섭취한 후  다른 식단을 섭취하도록 하면서 팔 동맥의 확장도(혈관 능력)를 4회씩 측정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전이지방을 섭취한 사람들의 혈관 확장능력과 고밀도 지단백질(HDL) 농도가 각각 포화지방을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29%와 21%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 4주간 섭취했는데도  그러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로스 박사도 다른 형태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 이번 연구 결과에 놀랐다고 밝혔다.
 전이지방은 포화 지방인 동물성 지방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것이다.

▲전이지방, 두뇌에도 치매 등 발병 위험성 상존

이 전이지방이 두뇌에 나쁜 이유는 무엇인가? 
두뇌의 세포들은 상당 부분이 지방으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세포를 보호하는 외피인 세포막은 더 그러하다.
세포막은 두뇌의 중요한 부분으로 두뇌의 많은 일들이 여기에서 행하여진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만들어 내고 말을 할 때 두뇌 세포막이 관련된다.
다른 종류의 지방들과 같이 전이지방도 머리 속으로 들어가 세포막의 구성분이 된다.

그러나 다른 건강에 좋은 지방과는 달리 이 지방은 세포막을 굳고 경직된 것으로 만든다.
이것은 에너지를 만들고 충분한 영양을 얻어내고 다른 세포와 의사소통을 하는 두뇌 세포의 능력을 저하 시키고 두뇌의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
전이지방으로 가득한 두뇌는 빨리 노화한다. 당뇨병과 심장병과 관련이 있는 이 지방은 치매와 우울증의 중가와 관련이 된다.
그리고  특히 주의할 점은 이 전이지방이 다른 좋은 지방을 몰아낸다는  것이다. 

전이지방과 함께 좋은 지방이나 필수 지방산이 든 영양제를 먹더라도 최후로 세포막 속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것들이라는 점이다.
 두뇌 관련 연구와 두뇌 질병치료로 유명한 펄머터 박사는 두뇌를 위한 지방의 장에서 전이지방의 섭취를 피할 것을 제일 먼저 권하고 있다.  
이글은 미완의 글이다. 어차피 모든 글은 미완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한권의 책만 읽지 않고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어쩌면 이글은 독자들께 미완의 글이 아니라 ‘미만(未滿)’의 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식품에 그것이 들어 있겠는가를 대강 이해를 했을테지만 구체적으로 전이지방이 들어 있는  식품은 이러 이러한 것들이다 라고 콕콕 찍어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통계는 아직 본 적이 없는데 미국의 경우 슈퍼마켓 식품의 40%에 전이지방이 들어 있다고 미 농무성(USDA)은 밝히고 있다.
이 숫자를 보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 그 많은 것의 몇 개를 지적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였고 좋지 않은 일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미국에서 2006년 1월부터 전이지방에 대해  식품에 표시를 해야 하는데 식품 회사도  가만히 앉아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변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후리토 레이(Frito-Lay)나 맥도날드 회사, 캠벨 수프 회사 등 여러 식품 제조 회사들이  잇따라 전이지방을 줄이거나 없애는 계획을 이미 발표하고 있으나, 그 계획이 어느 정도 실행되고 있는가의 정보를 난 지금 갖고 있지 않고 있다. 

전이지방을 대표하다시피 했던 마가린에서 조차도  전이지방이 없는 것들이  등장되어 있다. 이글은 전문인이 아니라 단지 생활인이 쓰는 글이며 잘못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시작을 위한 글이며 종결을 위한 글이 아니다. 그리고 ‘미만’이라 여겨지는 부분은 독자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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