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매우 중요한, 그래서 꼭 필요한 조사연구 사업에 곧 착수한다고 한다. “하천정비 및 내륙개발에 따른 해양생태계 영향 조사 종합연구”사업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자연 훼손,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점들이 허다하게 제기돼 왔으나 하천 등 제주 내륙 개발 내지 파괴가 연안바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니 거기에는 미처 착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얘기일 것이다.
이런 뜻에서 이번 해양수산연구원의 연안에 대한 종합적 조사연구는 그 결과에 관계없이 매우 의미 있고 유용(有用)한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주도 하천은 물론, 갖가지 내륙 개발 사업의 방향마저 대폭 수정하게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거액의 혈세나 낭비하는, 하나마나한 각종 ‘잠자는 용역’에 비하면 얼마나 바람직한 조사 연구 사업인가. 올해부터 2014년까지 진행될 이 사업의 조사연구비가 3억 원이라는 데, 만약 앞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면 당국은 주저 없이 더 지원해 줘라. 연구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내 하천과 내륙의 산야(山野)들은 그동안 엄청나게 파괴돼 왔다. 불법파괴가 아니라 ‘허가 받은 파괴’들이다. 물론 하천의 경우는 수해(水害) 예방 때문에 불가피한 파괴일 수 있지만 야산의 파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하천들은 굴곡이 직선화되고, 하폭이 넓어졌으며, 하상(河床)이 깊어졌다. 호우와 폭우 때는 더 많은 유량(流量)을 소화할 수 있고, 유속(流速)이 빨라져 수해 예방에 효과가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 목적 중의 하나인 역 효과도 없지 않을 줄 안다.
이와 함께 하천 주변의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큰 비가 오면 흙탕물이 하천으로 유입 된다. 이뿐이 아니다. 각종 공해 쓰레기까지 산더미처럼 밀려든다. 이들 흙탕물과 공해쓰레기의 종착지가 바로 연안 바다이다. 바다가 온전할 것이냐, 온전치 못할 것이냐는 질문은 아마 우문(愚問) 중의 상우문(上愚問)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런 문제, 즉 하천 정비와 내륙 개발로 인한 연안바다의 오염 문제를 조사하려는 것이 해양수산 연구원의 목적이다. 아마 총체적 제주개발에 엄청난 경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