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제주방문, 뭔가 허전하다
집권 여당 대권(大權) 후보로 유력시 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주방문에 도민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당연하다. 제주의 현안들과 숙원사업들에 대해 희망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1일 제주를 찾은 박근혜 위원장의 입에서는 이 고장 현안들과 숙원사업들에 대해 희망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제주총선 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한 걸음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정당공약’이든 ‘후보공약’이든 총선에서 내 놓은 제주 관련 공약에 대해 최소한의 실천의지라도 밝혔어야 했다. 그랬다면 ‘제주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이 도민들에게 한층 더 빛을 발했을 터이다.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은 애석하게도 그러지를 못했다. 도민들에게 뭔가 허전함만 남겨놓고 떠나버렸다.
그가 이번 제주방문에서 주로 거론한 것은 강정 해군기지였다.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총선공약 실천 추진본부 출범식’에서도, 도청 방문 때도 많은 시간을 해군기지 얘기에 할애했다.
그는 우선 “제주 해군기지는 우리나라 안보상 꼭 필요할뿐더러 제주발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계속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현재 건설 중인 제주해군기지가 민군 복합항으로 건설돼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압출항 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하와이 못지않게 잘할 수 있을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그러나 제주의 핵심 현안이며 숙원 사업인 신공항과 감귤 문제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4.11총선공약임에도 불구하고 빗겨가거나 아예 외면해버렸다. 감귤에 대해서는 “70년대 제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는 식으로 과거를 말하면서도 한-미, 한-중 FTA로 인한 감귤 피해 대책에 대해서는 위로 차원의 말조차 하지 않았다.
신공항에 대해서는 아예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것은 4.11총선 지원 차 제주에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는 제주 유세에서 신공항을 약속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은 외면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은 ‘공약 실천 출범식’에서 조차 신공항을 도외시 했으니 도민들의 허전함은 당연하다. 박근혜 위원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제주괄시’정책에도 MB와는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
‘白’을 ‘黑’이라 하는 얌체 商魂
흰 것을 검다하면 검은 것도 희다 할 것 아닌가. ‘백(白)’을 ‘흑(黑)’으로 속여 파는 얌체 상혼(商魂)이 있다기에 하는 말이다.
이뿐이 아니다. ‘외국 것’을 ‘한국 것’이라 하고, 또 ‘제주 것’이라 한다니 얌체 상혼 앞에 소비자들은 어느 것이 정(正)이고 반(反)이며 합(合)인지 아둔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4월 한 달 원산지 표시 위반을 단속한 결과다. 제주시 어느 식당은 흰(白)돼지 고기 400Kg을 검은(黑) 돼지고기라고 속여 팔았다가 적발됐다. 서귀포의 한 식당은 덴마크 등 외국산 돼지고기 420Kg을 제주산으로 속여 팔아 부당 이득을 취해 왔다.
서귀포시의 또 다른 두 군데 식당에서는 모두 290Kg의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손님들에게 팔았다. 같은 법규 위반이라도 차라리 원산지 표시를 아예 하지 않음만 같지 못하다. 그렇다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것도 얌체 상행위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자치경찰은 4월 한 달 동안 원산지 표시 위반 35곳을 적발, 죄의 경중에 따라 형사 입건, 검찰 송치, 현장 계도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소비자들은 광우병 논란으로 심란해 있는데 백을 흑으로 둔갑시키는 요술로 선량한 도민들을 속여서야 되겠는가. 만약 누군가 그대들의 성씨를 흑백 둔갑시키듯 다른 성씨로 바꿔 버린다면 기분이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