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도시락 파문으로 동장군이 내습한 제주도 전체가 뜨겁다.
11일 오후 서귀포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네티즌들의 항의 방문이 폭주했고 강상주 서귀포시장은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고 "결식아동에게 지급된 점심도시락이 부실해 해당 결식아동을 비롯하여 사회에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도시락 공급업자는 공급업자대로 억울한 모양이다.
역시 기자회견에서 도시락 1개의 제조. 배달 단가는 2500원이지만 도시락 용기 구입비 300원, 배달료 450원, 조리사 인건비 등 경비를 빼면 음식재료비는 1400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이 날 결식아동에 대한 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진 모 사회복지과장을 직위 해제했다.
구 한말 대원군이 조선을 좌지우지하면 호령하던 시기의 이야기다.
한 벼슬아치의 방문을 받은 그는 넌지시 당시 대원군의 견제세력이던 관료 등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한 8명 정도 내치면 조선이 잘되겠지요"라고 말했다.
8명은 8도 관찰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관료계급의 대대적인 숙청을 빗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벼슬아치는 "뭐 8명까지 필요하겠습니까. 한 명이면 되지요"라고 답변, 대원군의 말문을 막아버렸다.
한 명은 곧 대원군을 지칭하는 것으로 '지도자가 잘하면 아래서도 따라 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지자체 실시 이후 모든 자치단체장들이 입만 열면 내뱉는 구호는 '위민 행정'이다.
겨울철 방학동안 관내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이 지원된다는 사실을 서귀포시장이 몰랐을 리 없다.
단 한마디라도 담당 과장에게 "관내에 사는 불우 아동들이 먹는 도시락이니 만큼 신경 좀 쓰라" 또는 "겨울철인데 도시락은 차갑지 않겠느냐. 따뜻한 국물이라도 줄 방법이 없나" 등 한 마디라도 건넸다면.
아무래도 담당부서와 함께 구내 식당을 운영하는 공급업자도 신경을 더 썼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전혀 이해되지 않는 변명 한가지.
배달료가 개당 450원이라니.
이 때문에 도시락이 부실해 질 수밖에 없었다니.
서귀포시 관내 각 지역에 있는 동사무소 민원직원들이나 공익요원들은 그 시간에 그렇게 바쁜가.
하기는 국제자유도시와 세계적 관광지, 지역 경제살리기에 눈코 뜰 새 없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