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한-미 FTA 제주설명회
해괴한 한-미 FTA 제주설명회
  • 제주매일
  • 승인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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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미 FTA 제주설명회’가 참으로 해괴하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설명회’란 형식의 관제집회가 열렸으니 해괴하지 않은가. 지난 9일 제주도 농어업인 회관에서다. 정부의 ‘한-미 FTA 보완대책 제주설명회’란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회의장에 입장한 인원은 200여명이다. 하지만 참석해야 할 주체의 한 축인 농민이 없었다. 공무원-농협 임직원뿐이었다.
 그런데 설명회가 열리던 그날 그 시간, 회의장 밖에서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설명회장으로 들어가려는 50여명의 농민들과 이를 제지하는 전경대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농민들의 설명회장 입장을 봉쇄하기 위해 전경 등 5개 중대 300여명이 미리 출동했다니 이게 어디 진정한 FTA 설명회란 말인가. 정부가 진정성을 가졌다면 FTA설명회에는 관련 공무원-농협관계자와 더불어 반드시 가장 중요한 주체의 한 축인 농민을 참여 시켰어야 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한-미FTA가 시행되면 최대 피해자가 농민이다.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정부의 설명을 들어야 할 농민을, 빗장 걸어 잠그다시피 해 놓고 전경까지 동원, 봉쇄했으니 그게 제정신인지 의문이다. 더욱 해괴한 것은 당국이 미리 농민 단체에 설명회 참석을 독려하는 휴대전화 문자까지 보내 놓고 강제 출입금지 시켰다는 것이다. 관제집회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럴 바에는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이는 한-미 FTA 설명회는 없음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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