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사회적기업 아카데미’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 아카데미’가 필요하다
  • 배후주
  • 승인 20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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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사회적기업 12개소, 예비사회적기업 23개소 등 모두 3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자치도는 올해에도 저소득층 자립기반 마련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주형 사회적기업 20개를 새로 만들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특히 제주를 사회적기업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설립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민간협력을 통한 자립기반 구축을 강화하기로 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면서 이윤을 창출하며, 창출된 이윤을 다시 사회로 환원한다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자치도의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은 가속 페달을 밟으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기업이 늘어나면 좋은 일 아니냐고 일부에서는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잘 돌아가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공공서비스 관련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사회적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져 일자리가 늘어나고,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되어 미흡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메울 수 있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는데 있다. 제주자치도가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으려면 사회적기업이 만들어진 후 자생력을 갖고 경영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하물며 수익창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일반기업들도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볼 때 '가치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사회적기업이 생존가능성은 극히 미미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고삐 죌 줄을 모르고 있다. '인증제'의 틀 안에서 실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말할 나위도 없이 유사한 사회적기업들이 중복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때로는 진정성이 결여되거나 단체의 지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외피를 둘러 쓴 사회적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사회적기업들 가운데에는 단체 외피를 뒤집어 쓴 사회적기업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사업이 아니다. 일정한 규모 안에서 개별 사회적기업의 경쟁력과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기업가들을 키우고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육성기관 및 학교의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보면, 대다수가 단순 학습이나 강의, 현장 실습 정도의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자치도만이라도 차별화된 방안과 안목을 가지고 각 성장 단계에 맞춰 사회적기업을 발굴, 육성, 사업화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예비 혁신기업가들을 올바로 키워낼 수 있는 '제주형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과정이 창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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