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을 사랑하면서도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그 물건에 아름다움을 입히는 것은 위대한 봉사적 행위이다. 모든 물건에 사랑의 옷을 입힐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 그 물건이 가진 아름다움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이 그것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진실한 생활이며, 이 세상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길이다. 아름다움과 사랑을 줄 적에 우리는 이 세상에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한 말이다.
최근 남아시아를 휩쓴 지진해일(쓰나미)은 21세기 들어 발생한 최대의 재앙으로 기록될 사건이지만, 그 ‘죽음의 땅’에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난 것은 다름 아닌 자원봉사의 대열이었고 이는 바로 인류애의 축소판이었다.
‘죽음의 땅’에 핀 사랑의 꽃
세계 여러 나라가 남아시아 지진해일 지원을 위해 수십 억 달러의 원조금을 약속하고 이재민 구호와 파손된 도로 등 주요시설 복구를 위해 국제협력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한가운데서, 우리 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재난 구호에 흘리고 있는 땀방울들은 이재민들에게 주는 ‘아름다움과 사랑’이 아닐 수 없다.
봉사활동이라거나, 사회봉사라고 불리는 자원봉사는 개인의 선의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웃을 돕는, 인간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런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니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구미 선진국에서는 자원봉사가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같이 인식되고 있으나 우리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나라에서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각계각층에서 자원봉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은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특히 다양한 사회문제로 인해 인간성 회복이나 공동체 의식 회복의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방자치에 따른 지역사회 중심의 민주시민 의식 발양이 요구되면서 자원 봉사활동 영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또 이번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지역과 같이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참여함으로 하여 자원 봉사활동을 통해서 다른 나라를 이해하고, 세계인이 함께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하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에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나서는 등 국제화의 역할도 중요시되는 것이다. 언필칭‘지구촌’이니‘세계화’니 하는 말이 화두가 되는 시대 아닌가.
진정한 봉사‘자기 희생’전제돼야
이 같은 자원 봉사활동은 제주도내에서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어 삭막한 현실에서나마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 자원 봉사단체가 200여개에 이르고 있고 거기에 소속된 자원봉사자만도 3만명을 훨씬 넘어섰는가 하면, 북제주군도 지난해 7월부터 ‘자원봉사 대행진’운동을 벌인 결과 지난해 말 현재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관내 전체 인구의 13%인 1만2300여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이동목욕봉사 운영,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 노력봉사와 재정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면서 함께 사는 복지사회 건설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자원봉사는 ‘자기 희생’이 전제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아무런 대가없이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얻는 보람과 가슴 뿌듯함이 그것을 보상(?)해 줄 뿐, 남에게 드러내고 칭찬을 받고자 한다면 그것은 이미 봉사가 아니다.
봉사는 겸손한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해야 하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책임감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것은 한두 번에 끝나는 단발성 활동이 아니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크리소스톰은 그의 ‘시화(詩話)’에서, "꿀벌이 다른 동물보다 존경되는 것은 부지런하기 때문에서가 아니고 다른 자를 위해서 일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원봉사여, 영원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