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후유장애인의 삶
제주4·3후유장애인의 삶
  • 김 철
  • 승인 2011.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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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금년이 가고 내년이 오면 우리에게도 더 좋은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까요? 제주4·3후유장애인 회원들은 2011년을 정리하면서 보다 낳은 2012년을 두 손 모아 기대를 해 봅니다.
    2011년은 제주4·3후유장애인에게는 너무나 가슴 벅찬 한해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지난 8월 17일 우리들이 그처럼 바라던『제주4·3사건 생존희생자 및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비록 충분하지 않은 생활보조비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조례까지 제정하면서, 제주4·3후유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해준데 대하여 무어라고 감사의 말씀을 표시할지 가슴 설레이기만 합니다.
    『제주4·3사건 생존희생자 및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 조례』제정이 있기까지 물론 저는 회원들과 함께 무척 애를 썼습니다. 도의원들을 열심히 만나고 설득하는데 애를 썼습니다.
     저도 제주4·3우유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1948년 7월 14일 군 토벌대의 손에 양쪽 팔의 관절 부위가 관통되고, 옆구리는 총알이 스쳐갔습니다. 지금 왼쪽 팔은 그나마 사용할 수 있지만 오른쪽은 아예 오그리거나 펴지를 못하는 상태입니다.
    당시 삼양마을에 군인들이 들어와서 무차별적으로 학살을 자행했고, 작은 아버지 등에 업혔던 저는 양쪽 팔의 관절 부위에 총상을 입고, 지금까지 장애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처럼 제주4·3후유장애인은 제주4·3으로 인하여 현재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생존희생자들입니다. 제주4·3으로 심한 후유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손길을 내밀고 위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제주4·3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기억’해야 한다고 하지만, 기억 자체가 아픔이자 고통스런 이들이 바로 저같은 제주4·3 후유장애인들입니다.
     제주4·3특별법에는 후유장애가 남아있는 자를 ‘제주4·3사건 희생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주4·3 인명피해의 규모로 보아 후유장애인도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부상자들은 지난 60여년의 세월 속에 고통을 받다가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제주4·3피해조사보고서에는 182명의 부상자가 조사되었으며, 특별법에 따라 희생자로 선정된 후유장애자는 현재까지 113명입니다. 이들 중 후유장애인에 대한 조사는 대부분 외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정신적 후유증에 대해서는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4·3후유장애인협회는 지난 2004년 4월 23일 창립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주4·3후유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른 자료집’을 발간하고, 전국4·3유적지 순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한마디로 제주4·3당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불편한 몸을 이끌고 형제처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주4·3후유장애인 회원 일동은 비록 늦었지만 이번 결정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다시한번 제주4·3해결에 촉매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가 관심으로 제주4·3후유장애인들은 이제 8만원의 생활보조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머리 숙여 도민여러분에게 고마운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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