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인증에 붙여
의료기관 인증에 붙여
  • 강성하
  • 승인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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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이 지난 10월 중순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았다. 인증제도는 올해 1월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새로 도입된 제도로, 기존의 의료기관 평가가 시설, 장비, 인력 등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인증제는 무엇보다 환자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전반적인 의료의 질과 진료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적인 면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의뢰한 의료기관 평가 인증원에서 전문적인 인력이 파견되어 4일 간 상주하면서 조사를 펼치는데, 조사방법은 크게 환자 추적조사와 시스템 조사로 나뉜다. 환자 추적조사는 무작위로 환자를 선정하여 입원에서 퇴원까지의 전 과정, 즉 진료 및 수술 경로, 약물 투여, 간호, 환자와 의료진과의 대화 등, 모든 부분에서 환자의 안전과 권리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시스템 조사는 의료전달체계, 감염관리, 약물관리, 인력관리, 시설 및 환경관리 등이 규정에 맞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전 의료종사원이 이를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한 마디로 의료 공급자인 병원 입장에서가 아니라, 의료 소비자인 환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증을 획득한다는 것은 최소한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보증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대학교병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으면서 연초에 우수 의료진 확충과 의료기관 인증을 목표로 세운 것은 이 때문이다. 병원의 존재이유인 환자의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의료 서비스와 질 높은 의료서비스, 이 두 가지라고 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빠듯하게 돌아가는 병원 시스템에서, 인증 준비를 위한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직원들을 교육하고 각 부분을 점검 보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인증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기 때문에 지난 4월, 의료기관 인증평가추진단 발대식을 가지고 인증 준비에 돌입했다. 단순히 인증 준비가 목적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계기로 삼고,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개선하면서 평가에 대비하기로 전 직원이 다짐했다.
   인증 제도는 서울과 지방간 의료 수준의 격차를 줄이는데도 의의가 있다. 평가의 지표와 수준이 서울의 대형 병원과 다르지 않아서, 이번 인증은 중증질환 환자들이 굳이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도내에서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셈이다.
  인증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최근 국제 진료센터를 개설해 의료관광의 확대에 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머잖아 국제 의료기관 인증인 JCI 인증을 받는 것을 꿈꾸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를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 병원의 미션이기도 하지만, JCI 역시 환자 안전에 핵심을 두고 평가하기 때문에 병원 스스로 국제적인 검증대 위에 오르려고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환자가 안전하지 않으면 모두가 안전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공기 좋은 병원에서 편안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제주대학교 병원은 이번 인증준비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환자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일반인들도 의료기관 인증제의 의의와 중요성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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