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로 상징되는 금융자본주의 규탄 시위는 한국에서도 꿈틀거렸다. ‘99%의 행동준비팀’은 지난 10월 15일 서울광장에서 ‘Occupy 서울 국제 공동 행동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1%의 부자와 기업들의 탐욕을 규탄하고 99%의 일자리와 복지를 늘려달라고 항의하였다. 월가는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위치한 뉴욕 시 맨해튼 구의 남부 구역에 있는 거리를 말한다. 지금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가 세계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 11월 5일은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금융권 탐욕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은행 계좌 옮기는 날’(Bank Transfer Day)로 정한 날이다.
월가는 브로드웨이로부터 이스트 강까지의 단 일곱 블록으로 이루어진 좁고 짧은 거리이다. 그 이름은 1653년 네덜란드인 정착자들이 예상되는 영국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쌓은 토벽(土壁)에서 따온 것이다.
월가 시위대의 운동은 지난 9월29일부터 시작되었다. 대형 은행의 계좌를 지역의 소형 은행이나 주정부 및 지역공동체가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옮기는 운동이 한 달여 만에 신용협동조합에 수만 명의 신규 계좌가 늘어났다. 이후 전 세계 80여 개국 900개 이상 도시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월가시위가 진행됐다.
여기서 신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협은 믿음과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협동조합 금융기관이다. 믿음과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신협은 조합원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이익은 지역과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조합과 조합원 중심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신협은 '복지사회 건설'을 지상 목표로, '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의 3대 실천 과제를 꾸준히 전개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의 주목하는 협동조합 운동이다.
그리고 월가는 남북전쟁 이전부터 이미 미국의 금융 중심지로 알려졌다. 월가 금융지구에는 뉴욕 증권거래소, 아메리카 증권거래소, 투자은행, 국채 및 주채(州債) 거래업소, 신탁 회사, 연방준비은행, 많은 공익사업체와 보험회사의 본사, 그리고 면화·커피·설탕·코코아 등이 거래되는 국제적인 상품거래소 등이 몰려 있다. 또한 이 지구는 미국 증권회사들의 본거지이다.
월가는 거대하고 복잡한 금융거래와 투자의 범세계적인 표상으로 현대의 신화가 되었다. 19세기 인민당원들에게 월가는 농민과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탐욕스런 악덕 자본가의 상징이었다. 번영기에 월가는 일확천금에의 길을 상징했으나, 1929년 주식시장의 엄청난 붕괴 후에는 국가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금융 조작자들의 요새처럼 보였다.
‘월가 시위(Occupy Wall Street)’는 탐욕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거품 낀 상품을 팔아 제 배만 불린 ‘시장의 권력자들’을 향해 “더 이상 자신의 이익만 좇지 말고 부당하게 얻은 것들을 두 손에서 내려놓아라”라는 주문이다. 월가 시위는 부자증세 등의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익이 넘쳐흘러 국민 전체에게 돌아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부자감세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06년 61.3%였던 노동소득분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2%까지 떨어졌다. 이는 성장을 하더라도 노동자의 상대적 소득은 줄어드는,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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