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의회 연구 모임인 ‘지방재정연구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그동안 잠잠했던 내국인 카지노 문제가 다시 논의 됐다기에 하는 얘기다.
바로 이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내국인 카지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명분은 총 부채 1조5929억 원에 달하는 제주도의 재정난을 타개하려는 데 있다.
사실 제주도는 전체 예산 대비 중앙재원 의존비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자립도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으며 부채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다시 제시된 것이 내국인 카지노다. 주제발표 에 따르면 제주도에 카지노 산업을 유치할 경우 2020년 기준 연간 총매출이 1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제주도의 재정 수입도 연간 3000억 원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내국인 카지노 산업이 지방재정과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역사회에 엄청난 부작용을 몰고 온다는 점도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재정적-경제적 이익보다 도민의 정서파괴, 도박중독 등 부정적 피해가 더 클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만약 내국인 카지노 산업을 승인 하게 되면 올해 들면서 거론되기 시작한 경빙(競氷) 사업도 허가를 내 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제주도는 경마사업과 내기골프 등을 포함해 가히 도박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줄 안다. 제주경마장이 수많은 도민들의 ‘경마 희생’ 위에 급성장 해 온 것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강원 랜드를 수박 겉핥기 식 표본으로 삼아 제주 내국인 카지노를 거론해서는 곤란하다. 강원 랜드가 돈 잘 벌고 세금 많이 내 강원도를 물질적으로 돕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강원 랜드의 겉만 보지 말고 속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곳 주민들의 카지노 피해 실체가 적나라하게 밝혀질 경우 제주 내국인 카지노를 좋다할 사람 몇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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