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벗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고법 제주부에 의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대텔콘 준공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죄가 없음'으로 판결된 김 지사 본인은 물론 도청 내부는 '후련하다'는 표정이다.
10일 오전 김 지사는 오전 9시 확대간부회의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제하고 기자실을 찾아 도정 전반에 대한 의견과 전망 등에 대해 보도진들과 의견을 교환했으나 얼굴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한 측근 인사의 "도지사로서 법정에 선 다는 자체도 그렇지만 지난해 현직 지사의 낙마에 이어 또 다시 불의의 사태가 전개된다면 제주도로서도 창피한 노릇"이라는 표현대로 무죄 판결을 기대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개운치 않아 하는 것은 인지상정으로 보였다.
김 지사는 판결 직후 '도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유야 어떻든 공직자로서 법정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전제 한 뒤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더욱 열심히 도정의 발전과 도민을 위하여 일에 매진하겠다"면서 "도민에게 거듭 감사하며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도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제주도의 현실과 미래를 위해 '큰 정치 큰 도정'을 펼치면 된다.
재판과정이 김태환 시장 시절의 족적에 의한 것이었다면 재판부의 이번 무죄판결은 그 사슬을 끊고 '김태환 도지사로서 거듭남'을 촉구하는 '도민의 뜻'이라는 해석이다.
이제 김 지사는 그 간의 의혹에 대해 면죄부를 얻은 만큼 본인이 약속한대로 더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으로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 공직자는 "도지사로서 또는 정치인으로서 김 지사는 이제 홀가분한 입장"이라며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도정 현안을 풀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