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아들에게 “서울 시장은 박원순! 10번 꾹!”하고 메일을 발송하였다. 잠시 후에 아들이 메일을 보내왔다. “박원순 아저씨.....저는 아름다운재단 후원자입니다.” 아내는 메일을 보고서야 안심이 되는 낌새였다. 아들 녀석은 박원순의 멘토로 나선 안철수가 대학원장으로 있는 서울대학교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던가?
선거 기간 중, 제주에서도 박원순 열풍은 불었다. 10월 24일 도내 시민단체 대표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를 공식 지지하고 나섰다. 고희범 제주포럼C 공동대표를 비롯하여 임문철 신부, 이정훈 목사 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원순은 참여연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소셜 디자이너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세상의 변화에 대한 꿈을 나누고 준비해온, 사람 냄새 풀풀나는 후보로 친환경적인 복지 서울시를 만들고자 선거에 출마한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렇다면 박원순은 제주와는 과연 어떤 인연이 있는가? 그는 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한국 시민운동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제주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2003년 4·3진상조사 보고서를 채택할 당시 4·3진상조사기획단장을 맡았다. 노무현 당시 이야기다.
당시 4·3진상조사보고서 발간과 관련해 보수단체에서 숱한 압력이 있었지만 박원순은 의연하게 “일부 표현상의 문제는 고려할 수 있으나 진실에 벗어나거나 이를 호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4·3특별법의 기본취지를 벗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있다. 이선교 목사가 박원순에 대한 딴지걸기이다. 지난 보권선거 와중에 이선교는 국내 주요일간지에 광고를 내고 박원순를 걸고 넘어졌다. ‘제주4·3사건 작성 기획단장 박원순 변호사는 질문에 답해주기 바란다’라는 제목이다.
여기에서 이선교는 1948년 11월 17일 계엄령을 선포, 내란을 진압하였는데 계엄령을 선포한 원인을 왜 제주4·3진상보고서에서 뺐느냐는 질문 내용도 들어있다. 아마 이선교는 당시 계엄령이 법도 제정되기 이전에 선포한 것이며, 지금도 당시 계엄령이 불법이라는 학자들이 있는데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안철수의 멘토 역할이다. 선거 직전 박원순을 찾은 안철수는 ‘박원순 지지편지’를 건넸다. “저는 55년 전의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는 유권자를 흔들기에 충분하였다.
그렇다면 안철수가 인용한 로자 파크스는 누구인가? 1955년 12월 1일, 목요일. 미국 앨라배마 주의 한 흑인 여성이 퇴근길 버스에 올랐다. 잠시 후 비좁은 버스에 백인 승객이 오르자 버스 기사는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지시했다.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이 작은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흑인 인권운동에 큰 전환점이 됐다. 이 여성이 바로 로자 파크스이다. 후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내게는 여느 날과 똑같은 날이었지만 수많은 대중들의 참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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