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네 명의 친구가 자리를 함께 했다. 각자 생업에 바빠 살다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었다.
화투패를 돌리고 술잔을 나누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시들해지자 각각 새해 소망한가지씩 말해보기로 했다.
한 친구가 입을 뗐다. "나는 더도 말고 돈 만냥을 가져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두 번째 입을 연 친구는 "나는 양주고을 원님이 되어 권세를 부리고 싶다"고 했다.
세 번째 친구는 "에이 이 풍진 세상 나는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다.
세 친구의 소원을 들으며 빙긋이 웃기만 하던 네 번째 친구의 소원을 무엇이었을까.
그는 "돈 만관을 허리에 찬후 학을 타고 양주로 날아가서 원님자리에 앉아 호령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뤄지든 말든 꿈을 꾸거나 소원을 비는 순간은 황홀하다.
그러나 소원이 지나쳐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꿈을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와 노력과 실천이 함께 할 때 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스개로 예를 든 네 친구의 새해 소원이 이뤄지겠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새해 우리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위한 아름다운 집착과 노력의 가치를 이야기 하고자 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오늘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네 친구의 그것처럼 돈일까, 권력일까, 명예일까, 아니면 돈과 권력과 명예를 한꺼번에 소망하는 네 번째 친구 같은 짓궂은 욕심일까.
미루어 짐작컨데 으뜸은 '돈'일 것이다. 지난해의 경제적 어려움에 너무 시달렸기 때문이다. 제발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많아지고 신용불량자가 줄어들어 먹고살기가 조금은 수월해지는 그런 세상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철수야 놀자"는 소꿉동무 영이처럼 "경제야 놀자"는 사람이 많아 질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마침 굴지의 재벌들 새해 경영전략도 공격적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렇다면 집권세력이나 정치권도 국가 경영전략의 제1목표를 경제살리기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는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Stupid, it's economy,). 새삼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시절 정치 캠페인 구호가 떠오르는 새해 벽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