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 경찰청 분석이다. 올 들어 9월말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은 33건이다. 이중 친족-지인의 성폭력이 19건으로 전체의 57.6%다. 절반을 훨씬 넘긴 성폭력범들이 피해자의 친족이요, 지인이라니 이는 제주 전체가 창피한 일이다.
지역적으로 성폭력 사건이 아무리 많더라도 친족-지인에 의한 것은 단 1건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도덕성이 유지되는 지역사회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성폭력 사건 33건 중 지인이 11건을 범했고, 친족이 5건을 범했으니 이들만이 돌아버린 게 아니라 세상까지 돌아버리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해괴망칙 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성폭력 33건이 아니라 330건이 일어났다 해도 특히 친족에 의한 범행은 단 한건도 있어서는 안 된다.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에 의한 수백 건의 성폭력 사건보다 친족 한 사람에 의한 성 폭력이 그 사회의 도덕성을 더욱 해치게 되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도내 성폭력 사건이 해마다 34건, 47건, 54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친족-지인의 성폭력이 6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성폭력 추방 범도민 운동’이 아니라 그에 앞서 ‘친족-지인 성폭력 추방 범도민 운동’부터 벌여야 할 것 같다. ‘도가니’ 영화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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