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스마트폰 공짜시대다. 휴대폰 업체들은 공짜폰을 권하고 누구나 한 대 쯤 안가지면 시대에 뒤처지는 것 같이 여겨진다. 노트북도 요즘은 필수 휴대품이 되고 있다.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컴퓨터, 머리가 좋은, 영리하다는 스마트폰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심을 해본다.
하버드 대학에서 역사와 문학을 공부한 작가 윌리엄 파워스는 그의 저서 ‘속도에서 깊이로’를 통해 모두가 스마트한 시대에 왜 우리는 항상 초조하고 불안하고 분주한지 묻는다.
그는 디지털 접속이 내 삶을 바꾸게 하면 사고의 기능이 사실상 사라지고 내적인 삶의 깊이가 얕아지며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긴다고 진단한다. 그 이외에 많은 학자들이 정리한 디지털 중독의 3가지 문제는 첫째로 심각한 정신적 정서적 장애의 확산이다. 둘째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가족간의 얼굴을 맞대는 시간을 대신하면서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셋째 생산성 감소다.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들로 인해 결국은 생산성이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시청이고 도청이고 공무원들이 일하는 상대는 사람이 아니고 컴퓨터 화면이 됐다. 모두들 화면에 빠져 민원인이 오가는 것도 모를 지경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생산성을 높이고 정서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년전 미국 타임지는 스크린(스마트 폰, 컴퓨터 화면) 너머에도 삶이 있다는 것을 부모들이 자식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특집 기사를 낸적이 있다. 하지만 부모들도 20분에 한번씩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요즘 부모 스스로 스크린 너머에도 인생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스크린은 빠른 속도로 업무 간 전환을 가능하게 하지만 한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의 수행능력은 그만큼 둔화되고 있다. 인간의 창조성은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가 있을 때만 발휘되는데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재빨리 생각하는 버릇에 길들여 지면 창조적 사고능력을 잃게 된다. 미국의 리서치 기업 바섹은 2009년 정보의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컴퓨터를 끈다. 휴대전화도 꺼라.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말은 구글의 회장이자 최고 경영자인 에릭 슈미트가 2009년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 졸업축사에서 한 말이다.
윌리엄 파워스는 속도에서 깊이로 가기위해 각자의 집에 고요히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에 몇시간을 스크린 금지시간으로 정할 것도 권한다. 미국 미주리주의 스티븐스 대학은 종교적 모임이었던 저녁 예배를 디지털 도구에서 벗어나 명상을 하는 모임으로 부활시켰다. 메사추세츠주의 에머스트 대학은 분주한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마음을 돌보는 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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