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을 요구해온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2일 새벽 경찰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 5시쯤 강정마을 입구 일주도로 동서 도로를 막았다. 수도권 등에서 제주로 투입된 경찰력 600명이 마을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어 5시 40분쯤 주민들이 농로로 사용하는 중덕삼거리에 경찰기동병력 200명을 전격적으로 투입했다.
동시에 중장비를 동원해 가설방음벽 설치를 위한 펜스작업을 시작했다.
대형 굴삭기 2대가 동원된 펜스작업은 전투 경찰의 보호 속에 오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시민단체회원 100여명은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며 경찰력 투입에 몸으로 막으며 대치하기도 했다.
주민과 시민단체회원이 농성하고 있는 중덕삼거리로 굴삭기와 함께 경찰병력이 밀려오자 천주교 손영홍 신부가 굴삭기에 올라 공사를 막으려다 경찰에 의해 끌려가기도 했다.
또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중덕삼거리에 있는 10m 높이의 망루에 올라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공사 진행을 방해한 혐의로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홍기룡, 고유기 공동 집행위원장과 마을 주민 등 33명을 연행했다.
강정주민들은 평화적 해결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투입됐다며 크게 반발했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공동 부회장은 펜스 작업이 마무리된 10시쯤 "경찰은 펜스를 치기위해 온 것이니 철수해 달라, 철수하지 않으면 주민과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며 마을에 투입된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조 부회장은 또 "내일 개최되는 문화제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 아름답게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중덕삼거리에서 쇠사슬 농성을 하고 있는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공권력 투입을 규탄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현애자 전 의원이 농성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 경찰 공권력 투입에 반발했다.
이정희 대표는 "국회 예결위에서 제주해군기지를 조사하기도 전에 정부가 펜스를 설치했다"며 "이는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에서는 야5당 환경노동위원회,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가 공동으로 강정 해군기지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연행된 주민과 시민활동가들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체포했다며 불법 연행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제주 해군기지 사업과 관련해 강정주민들의 입장을 잘못 보도한 언론을 지목하며 마을에서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3일 예정된 평화문화제를 앞두고 경찰병력을 투입한 것에 대해 경찰을 믿을 수 없다며 분노 했다.
강정주민들은 경찰 투입에도 불구하고 평화문화제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병력이 투입된 강정마을 현장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6명이 상황을 지켜보며, 공권력의 인권 침해를 지켜봤다.
해군은 이날 펜스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곧바로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노컷뉴스
경찰-반대측 충돌..35명 연행ㆍ3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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