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후보가 ‘우후죽숙’식으로 늘어나면서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혼미’ 그 자체다.
열린우리당은 경선 후보가 너무 많아 고심이고 한나라당은 적임자 찾기로 고민이다. 민주당은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현재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을 희망하거나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군(가나다 순)은 △강승호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부지부장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송재호 제주대 교수 △오재윤 전 제주도 기획실장 △진철훈 전 서울시 주택국장 등 5명이다.
가장 먼저 진 전 국장이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진 국장은 지난 1일 "6·5 도지사 재선거에서 감히 제주도민의 선택을 받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25년동안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1000만인구의 광역 행정을 해온 경험을 살려 고향 제주도를 위해 헌신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제주대학교 송재호 교수가 2일 오전 도청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과 같은 위기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제주사회의 대통합을 위한 가교가 되겠다"면서 "40대 중반으로서 20-30대와 50-60대 세대간의 다리가 되겠다"고 가교역할을 자임했다.
3일에는 오재윤 전 실장과 강승호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부지부장이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 출마를 밝혔다.
오 전 실장은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특별자치도의 실현, 제주4.3사건 규명에 따른 후속조치 실천 등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살기좋은 제주도를 물려주는 일이 개인의 안위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제주도와 도민을 위해 이 한몸 불사르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부지부장은 “국제적 변화를 주도하는 지식기반 CEP도정을 위해 열린우리당 후보경선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행정편의 위주의 관료주의 도정 행태를 버리고 기업가적인 벤처정신으로 경제와 변화를 주도하는 도정경영시스템을 확립하겠다”고 주장했다.
김태환 시장도 3일 제주시청기자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지사 재선거 출마를 공식 표명했다. 단 시장직 사퇴시기와 정당선택여부는 4일-5일께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정이 중단 없이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이어져 나가고 도민의 대화합을 기할 수 있는 적임자라 생각돼 도지사 재선거에 출마하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쌓아 온 행정경험과 중앙에 알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 해 제주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에는 입당할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후 “정당선택과 사퇴시기는 측근들과 더 조율한 후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김 시장의 경우 무소속 출마에 큰 무게를 두고 있으면서도 단수 공천을 전제로 한나라당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현경대 국회의원을 도지사 후보 추대식으로 몰고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일 김영훈 제주도의회의장 등 한나라당 소속 13명의 의원들은 이날 저녁 현 의원 초청모임을 갖고 현 의원을 도지사 후보로 추대, 건의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3일 오후 3시 서울에서 현경대․양정규 의원, 변정일 전 의원 등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전․현직 의원간 모임을 갖고 도지사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협의할 방침이다.
이날 모임에선 그동안 도의원들의 추대 형식을 통해 후보로 내세운 현 의원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현재 무당적의 김태환 시장을 후보로 영입할 것인지가 최종 결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강상주 서귀포시장의 한나라당 공천문제는 ‘본선 경쟁력’을 감안,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