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근본주의
기독교 근본주의
  • 김 관 후
  • 승인 201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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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근본주의(Christian Fundamentalism)는 자유주의신학에 대항해 기독교의 근본진리를 지키기 위한 신학운동이다. 성경의 무오설, 예수님의 처녀 탄생, 대속적 죽음, 부활, 재림 등 이른바 ‘근본주의의 5대 진리’를 수호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 개신교는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 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다.
최근 노르웨이 정부청사에 대한 차량폭탄 테러와 청소년 캠프에서의 총기 난사로 70여명 이상이 희생됐다. 서유럽 최악의 테러 앞에서 세계는 깊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특히 평화와 인권을 선도해온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범인은 기독교 근본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로 밝혀졌다.
그런데 그는 유럽이 한국과 일본처럼 문화적 보수주의와 민족주의를 가진 국가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것은 한국이 얼마나 비정상적 국가인지를 확인 시켜 주는 증거이다. 한국만큼 민족주의에 빠져 이주 노동자를 학대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으며, 일부 개신교 목사들과 그 신봉자들이 국정을 흔들고 서민들을 외면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한국에서 기독교 근본주의는 빨갱이 사냥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본다. 상대에 대한 관용은 전혀 없고,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애야 한다, 그래야 평화가 온다고 생각한다. 제주4·3 당시 서북청년단은 태극기를 팔며 빨갱이 사냥을 했다. 태극기를 사라고 강요하면서 돈이 없어 못 사는 사람도, 돈이 있지만 안사는 사람도 빨갱이로 만들어버렸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고 애국가를 안 불러도 빨갱이 취급을 했다. 그들 중 일부 기독교인이 끼여 있었다. 이는 바로 기독교 근본주의가 낳은 결과이다.
분당 어느 교회 목사가 주일예배 설교에서, 제주4·3 은 공산당 프락치가 5·10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5·18민주화운동은 북한의 특수부대가 저지른 만행이라고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서울 이 아무개 목사도 틈만 나면 ‘제주4·3평화공원 폭도공원’하며 걸고넘어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다만 보수주의자일 뿐이다.”라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근본주의 신앙을 가진 어느 유치원 교사는 승려에게 침을 뱉어 물의를 빚었다. ‘타종교인은 사탄’이라는 주입식 교육이 자행된 결과이다. 또 다른 분당 어느 교회 신자들은 아프가니스탄 선교여행 도중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탈레반에 의해 납치돼 일부가 살해되었다. 그 결과 개신교 내에서는 이슬람혐오증이 확산되었다. 이슬람교도들에게 그들이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그 행동이 빚은 결과이며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지금 일부 개신교 사립학교에서도 근본주의 교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 사학에서 다른 종교와 ‘다르다’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다른 종교는 ‘틀리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교육으로 집단적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종교적 신념을 핑계 삼는 폭력이 행해진다.
한국 사회야말로 타종교와 타문화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교육을 얼마든지 낳을 수 있다. 근본주의적 교리는 폭력을 정당화시켜주기에 위험하다. 유럽보다 자살률이 훨씬 높을 만큼 한국인의 스트레스가 높기에 좌절이나 스트레스가 근본주의적 교리와 결합해 폭력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노르웨이 총기난사 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라는 기독교 원리주의이다. 그의 사고는 이슬람에 대한 철저한 혐오에 기반하고 있다. 범인은 종교적 기독교 근본주의, 정치적 극우 민족주의 그리고 문화적 순혈주의를 신봉했다. 평소 정부의 다문화주의와 관대한 이민정책을 비판하고, 이슬람에 대한 증오감을 표시해왔다. 배타심과 증오와 공격성 등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소설가 김 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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