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꿈에 대하여
서귀포의 꿈에 대하여
  • 김 대 환
  • 승인 201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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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귀포에는 탐라대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의 재정손실에 대하여 동원학원은 탐라대 매각을 전제로 제주산정대와 통합을 추진하였고 교과부가 이를 승인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하원마을주민을 비롯한 서귀포 시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는 물론 교과부까지 방문하며 탐라대 매각의 부당성을 알리고 서명운동에 돌입하였다.

현 탐라대가 위치한 곳은 원래 마을의 공동목장이었다. 조상대대로 마소를 키우는 주민들의 터전이었으나 “짐승보단 사람을 키우는 게 낫다”는 어른들의 뜻에 따라 9만4천여평을 헐값으로 내놓았다. 당시 주민들은 대학이 생긴다는 기대에 부풀어 연결도로 개설을 위한 진정서를 기관에까지 제출하였고 서귀포시에서도 35억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진입로를 개설하는 등 민관이 대학설립에 전력을 다하여 오늘의 탐라대를 만들었다.

그런데 동원학원측은 탐라대를 매각하며 마치 서귀포가 열악하기 때문에 대학이 부실해진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학교에 매진하는 주인이 없던 경영부실 때문이지 서귀포의 탓이 아니다. 그들은 탐라대를 판돈으로 재정손실을 메우고 제주시로 이전하는 통합대학의 운영경비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인재를 키우겠다는 학교법인이 할 수 있는 일이던가. 이것이 대학이 생긴다는 기대에 부풀어 조상의 땅을 내놓은 주민들에 대한 보답이던가. 이러한 연유로 하원주민은 물론 근처의 회수와 중문, 색달, 예래까지 나섰다. 서귀포시 관내 37개의 단체들까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돌아보건대 그동안 순박한 서귀포에 이렇게 조직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본 전례가 있었던가.

탐라대 매각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매각을 위한 용도변경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탐라대 부지는 사람을 키우라고 내놓은 것이지 학교가 땅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장사를 하라고 내놓은 것이 아니다. 만약 그 당시 제주에 투자하겠다는 대기업에게 주민들이 환영하며 헐값으로 땅을 내놓고 행정에서 35억을 들여 길까지 내주었다면 지금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어떠하였을 것인가. 아마도 기업에서는 그 고마움으로 지역인재를 위한 장학금도 내놓고 마을발전기금도 내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쯤은 기업과 마을이 함께 상생하는 수범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서귀포 시민들은 무조건 탐라대의 매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원마을에서 제기한 탐라대 매각반대를 지역대학을 키워보자는 탐라대 살리기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해가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교육발전기금을 모으며 스스로 인재양성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동원학원 측이 대학을 키워보겠다는 진정성만을 갖고 생각을 바꾼다면 서귀포시청의 1,2청사까지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기간, 지역적 불균형으로 힘들어했던 서귀포가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아가고 있다. 강정마을을 비롯하여 여러모로 힘들어하는 서귀포에 탐라대가 매각되지 않고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의 관심과 도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제주대 이농학부가 서귀포에 들어설 때 조상이 물려준 2만4천여 평의 땅을 내놓고도 홀연히 아라동으로 떠나보낸 가슴 아픈 전례를 다시는 서귀포시민들이 밟지 않기를 기원한다.

서귀포상공회 회장 김 대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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