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소기업, “앞으로 더 힘들다”
제주도내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줄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이보다 더욱 걱정인 것은 현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적어도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엊그제 발표한 ‘7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와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의미하는 ‘8월 업황전망지수’ 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업황BSI 경우 6월 95에서 7월 91로 하락하면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비제조업의 7월 업황BSI는 낙폭이 더욱 심하다. 전달 보다 9포인트나 떨어진 77에 불과하다. 이를 업종별로 보면 운수업이 15포인트, 음식-숙박-예술-스포츠-서비스업 등이 평균 11포인트나 하락했다.
그런가 하면 8월 업황전망지수도 전월에 비해 6포인트나 떨어져 90을 겨우 넘어서고 있다. 제주도내 중소기업들의 경기가 지금 당장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 같다는 예측이다.
업황BSI는 기준치 100을 넘어서야 바람직하다. 그래야 ‘경기체감’을 좋게 느끼는 기업이 많아진다. 100 이하로 떨어지면 낙폭에 비례해서 기업들의 경기 체감도 나빠지게 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조사에 따르면 도내 중소기업들이 꼽고 있는 애로사항으로는 경쟁 심화가 24%로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7%다. 그 밖에 내수부진-인건비 상승-인력난 등이 각각 14%나 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악화 일로의 체감경기를 호전시키는 길은 바로 이 애로사항들을 해소해 주는 길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게 쉽지가 않다. 과당 경쟁, 원자재 값 상승, 내수부진, 인건비 상승, 인력난 등이 말처럼 간단히 풀릴 사안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대로 구경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경제계 스스로도 그렇거니와 행정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1조원 수출 일변도의 정책을 펼게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경기를 부양하는 데도 중점을 둬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1조원 수출 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명예도민증이 너무 헤프다
제주도 발전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공이 많은 인사들에게 명예도민증을 발급해 주고 친화를 다지는 일은 매우 뜻이 깊다. 그래서 명예제주도민증 제도는 그동안 호평을 받아 왔다. 하지만 명예제주도민증 수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릇 귀(貴)하다는 말은 드물다는 말과 같다. 곧 드문 즉 귀하고, 귀한 즉 드물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천(賤)한 것은 흔하며 흔한 것은 천하다는 이치 또한 같다. 금덩이가 제 아무리 귀하다고 하나 온 천지가 모두 금덩이라면 귀히 여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명예도민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솔직히 말해서 현재까지 명예도민증을 너무 헤프게 발급해 왔다. 앞으로는 정말 줄 사람에게만 수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주는 재미에 맛들인 듯 지천(至賤)으로 내 주다가는 쓸모없는 도민증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번 도의회가 24명에 대한 무더기 명예도민증 수여 동의안을 놓고 파행을 겪은 것도 과거부터 대상자 심의에 하자가 있어 왔음을 드러낸 것이다. 직접 도화선은 한나라당 전 원내 대표 김무성 의원이었지만 지금까지 개별심의가 아닌 일괄심의를 해온 관례가 문제였다.
결국 “해군기지 반대 세력은 김정일의 꼭두각시”라고 말한 전력으로 김무성 의원을 명예도민증 수여 대상서 제외하려는 개별심사파와 일괄 심사파의 충돌로 의회가 파행되고 말았다.
사실 이번에도 제주도가 명예도민증 수여 대상자로 의회에 올린 인원이 무려 24명이다. 앞으로는 의회에서 반드시 일괄 심의가 아닌 개별심의를 벌여 명예도민을 엄선해야 한다. 의회뿐이 아니다. 제주도 당국부터가 명예도민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말 그대로 명예도민을 명예스럽게 하기 위해서도 명예도민증 남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