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3,4위전에서 붉은악마의 카드섹션을 기억하는가?
CU@K리그! 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로 조성된 축구열기를 프로축구로 이어나가자는 의미였다. 텅 빈 관중석에서 선수들끼리만 뛰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한국프로축구의 암울한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외침이었고 이를 위해 온 국민이 뜻을 모으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박지성, 이영표, 기성용, 차두리, 이청용, 박주영 등 선수들이 해외리그로 진출하여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고 축구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사정은 이와는 많이 다르다. 해외파 선수들과 국제대회의 관심과는 대조적으로 K-리그에서는 몇몇 수도권의 인기구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은 팬들이 외면하고 있다.
특히 2011년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부 축구선수들이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공은 둥글다’, ‘각본 없는 드라마’ 라고 불리는 축구경기에서 승부조작은 팬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이제는 극적인 명승부가 나오면 멋진 승부를 즐기기보다 승부조작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러면 축구를 그만해야 할까?
2002년 한일 월드컵의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은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꿈을 주었다. 축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축구연맹은 승부조작의 아픈 환부를 도려내고 다시금 재발하지 않도록 근원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승부조작으로 상처 받은 팬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선수와 구단은 잘못을 뉘우치고 최상의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 알찬 내용으로 멋진 경기를 계속 보여줄 경우 팬들은 떠나지 않고 경기장으로 모일 것이다. 팬들은 공정한 투쟁의 결과에서 오는 멋진 승부를 보기 위해 그라운드에 응원하러 오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장을 관리하는 시에서는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경기장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최근 K리그에서는 공격축구를 위해 잔디길이를 짧게 하고 경기 전에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자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었다. 잔디가 짧고 물기가 있으면 볼의 속도가 붙어 경기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플레이가 박진감 있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나마 제주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잔디 논란 속에서도 좋은 잔디관리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팬들도 해외로 진출한 축구선수 및 국제경기의 관심을 국내프로축구경기로 이어야 한다. 제주에서도 제주유나이티드FC의 경기력과 경기 성적에 비해 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적어 아쉬움이 크다. 축구경기가 있을 때면 ‘원정팀 응원단보다 홈팀 응원단이 적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해본 적도 있고, 홈팀 응원소리와 원정팀의 응원소리가 비슷하게 느껴져 그라운드를 누비는 제주선수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우선 다가오는 8월13일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채워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 승리의 기를 불어넣자.
이렇듯 연맹, 구단 및 선수, 시,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이 하나로 뭉쳐질 때 K리그는 살아날 것이고 이를 토대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2년의 4강 신화를 다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