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예산 편성제의 덫
주민참여예산 편성제의 덫
  • 제주매일
  • 승인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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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감귤생산이 열쇠


주민참여예산 편성제의 덫

 2013년부터 도의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참여가 보장된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최근 도의회 정례회에서 ‘제주도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다. 현재 전국 119개 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참여 예산제는 지방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집행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차기 선거 등 자신의 후일을 도모하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방만하게 예산을 편성, 선심성 또는 특혜성 예산을 집행함으로써 비판을 받아왔다. 제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매해 예산 편성이나 결산 시기만 되면 지자체 단체장의 이러한 선심성 또는 특혜성 시비가 도마에 올랐다.
 주민이 낸 세금을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멋대로 낭비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악화시켜 왔다는 비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도의회가 가결한 ‘제주도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안‘은 이러한 불합리한 예산 편성이나 집행을 견제하고 건전재정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제도도 잘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조례안을 보면 도 실·국장 등 당연직 위원을 포함한 공개모집 위촉위원 20명 이상,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 추천 위원 등 80명 이내로 주민참여 예산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읍면동별로 주민참여 예산 지역회의를 설치하고 여기서 제출된 의견은 행정시 별로 구성되는 지역회의 조정협의회에서 검토한 후 주민참여위원회에서 반영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단계 논의가 예산편성의 옥상옥이 되거나 ‘선장 많은 배가 산으로 올라 간다’는 말처럼 지역이기주의와 중구난방으로 인한 예산 편성 난맥상을 부를지도 모른다. 우리가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을 긍정하면서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질 좋은 감귤생산이 열쇠

 제주감귤산업의 명운은 고품질 생산에 달렸다. 매해 제주감귤가격 동향을 분석해온 농업기술 당국의 처방이다.
 농업기술 당국은 그동안 매해 형성 됐던 소비시장에서의 감귤가격 동향 분석에서 노지 온주 감귤은 15kg 한 상자 당 최고 60000원을  기록했고 최저 가격은 4000원이하로 감귤 품질에 따라 가격이 15배 차이를 보였다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품질 우수 감귤일수록 소비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시장 원리다. 그런데 이렇게 품질 좋은 감귤은 간벌 과수원에서 생산된다는 것이다. 밀집재배보다 간벌재배가 고품질을 보장하는 분석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농업기술당국은 또 감귤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가격보다는 맛을 고려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가격을 높게 받는 감귤은 당도가 높고 보기에도 좋았다는 것이다. 맛좋고 보기 좋은 감귤이 소비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놓은 고품질 감귤생산 처방이 감귤나무 두 그루 중 한 그루를 간벌하는 1/2 간벌이다. 이러한 간벌 재배는 생산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질 좋은 감귤 생산의 필수 과정이라는 것이다.
 올해도 영농당국이 앞장서 간벌을 통한 감귤 적정생산과 품질 향상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귤 고품질 생산은 농정당국의 주문에 앞서 생산농가가 스스로 진력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 생산에서 판로까지 모두를 농정당국에 의존하려는 의타심으로는 제주감귤 산업의 미래를 보장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책임영농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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