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이라는 서울에서의 공직생활을 접고 제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난 3월말, 꿈에 그리던 제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석 달이 넘어 간다
1년 전 우연히 제주에 왔다가 이곳의 향취에 푹 빠져 전근신청을 한지 1년이 지나고 결국 한 직급 강임까지 하면서 내가 소망하는 제주로 발령을 받아 가족들과 함께 낯선 제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민등록업무를 맡다보니 사실조사를 위해 현지출장을 갔다가 지역지리를 몰라 당황한 적도 있었지만 행운인지, 불행인지 아니, 결코 후회는 않지만 남편과 자식들이 행복한 제주생활에 적응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벗 삼아 행복한 나의 제2의 인생을 설계하리라 다짐해 본다.
처음 제주도에 와서 출근을 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직장 동료들끼리는 표준말을 사용해주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나, 문제는 낮선 제주 사투리로 나를 대하는 고객들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당황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도 정확하게 제주 사투리를 알아듣거나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적응해나가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 본다. 그래도 역시 제주 사투리는 다른 지방과는 달리 발음도 잘 안 되고 말뜻을 몰라 동료 직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배워나간다면 언젠가는 제주 사람들처럼 유창하게는 아니더라도 무난한 대화는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올 연말쯤 이곳에 단출하나마 우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마련되면, 이웃들과 아기자기한 정도 쌓고 정담도 나눌 것이고 그러면 더 보람되고 제주도에 오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두 딸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갈 때쯤이면 제주사람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에 가 있지 않을까, 아니 그때는 제주 사람이 되어 있겠지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
민원실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서 제주 사투리가 친근하게 내게로 다가와 “ 삼춘 어떵허연 와수가”하고 서투른 제주 사투리로 인사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아 벌써부터 내 가슴은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하는 것 같다.
제주시 한림읍사무소 주무관 김 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