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군이 4일 1월중 건설공사 발주계획의 100%를 오늘 모두 발주한다고 밝혔다. 모두 61건에 292억2200만원이다.
강기권 군수는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내 자치단체에서 경제살리기차원에서 건설공사 조기발주한다고 모두 밝혔지만 남군처럼 1월중에 발주할 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는 남군에서 1월중 발주공사에 대한 설계를 지난해 11월부터 계획을 수립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 하는 조기발주가 과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지는 결과적으로 ‘조삼모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우세하다.
▶열자(列子), 장자(莊子), 황제편(黃帝篇), 제물론(齊物論)에 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격언이 있다. 이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송(宋)나라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많은 원숭이를 기르면서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아침에 세 개로는 배가 고프다”고 반발하자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마”라고 말하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고 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이 말은 당장의 눈앞의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른다는 비유로 쓰인다. 또 간사한 꾀로 남을 속여 희롱함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지금 도내 각 지자체가 올 한해 계획한 건설공사 등 공공부문 공사를 상반기에 70%에서 최고 80% 이상까지 발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지자체가 앞장서서 도내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하반기에 발주할 공사도 모두 상반기에 발주시키겠다는 뜻이다. 그대로 넘어간다면 올초 지역건설경기는 활황을 탈수도 있다. 그러나 저녁에 먹을 수 있는 밥을 아침에 다 먹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말과 다름아니다.
과연 지자체의 뜻대로 조기발주하면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인지는 두고 볼일이다.
▶지자체들이 올해 계획한 각종 공공부문 건설공사를 상반기에 조기발주, 지역내 돈이 돌도록 하겠다는 의지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 건설경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점에서 적정 배분도 중요한 문제다. 또한 현재 공사중단된 개인들에게도 공사를 진척시킬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의 눈 앞에 현실만 생각하는 지역경제활성화는 결국 ‘조삼모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