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경작하는 자는 가장 가치있는 시민이다. 그들은 강건하며, 가장 독립심이 풍부하고, 가장 덕이 뛰어나 있다." 토머스 제퍼슨이 농민을 두고 한 말이다. 폴란드 속담에는 "농민이 가난하면 나라 전체가 가난하다."고 했고, 어떤 이는 "농촌은 국가의 진실한 부(富)의 원천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 예를 들 것도 없이 우리 선조들은 "농자 천하지대본"이라고 단언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제 아무도 더 이상 농민을 두고 ‘가장 가치있는 시민’이라거나, ‘농사가 사람들의 생활의 근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업화에 밀리고, 시장개방이라는 거대한 ‘지진해일’을 온몸으로 받으며 지금 농촌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오늘날 농촌문제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범국민적 관심이 요구되는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농촌을 살리자’는 운동도 여러 가지 형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 하나로 농촌과 도시(기업체)간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1사 1촌’ 자매결연 운동을 들 수 있다. 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일사 일촌 운동은 상호 교류를 통한 ‘윈-윈(win-win)’전략을 기반으로 농촌마을은 특화된 친환경 농산물의 안정적 판매망을 마련하고, 기업체는 친환경 그린마케팅 등의 홍보의 장을 구축하여 농촌-도시간 새로운 공존의 바탕을 마련하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제주농협이 제주시내 4개 아파트단지 부녀회와 농가주부모임간에 ‘1사 1촌 자매결연식’을 가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농산물 팔아주기, 농촌일손돕기, 자녀들의 농사체험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일본의 경우는 일찍이 오이타 현에서 이와 비슷한 ‘일촌 일품 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다. 우리 나라의 면 단위를 일촌으로 하여 촌마다 자연조건에 맞는 생산품이나 전래제품을 한가지씩만 골라 집중적으로 장려했는 데, 이 운동의 특색은 농산물에만 국한하지 않고 고장의 관광명소나 역사적 유물, 심지어 민요 하나라도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으면 모두 포함시킨 데 있었다. 농협이 일사 일촌 운동을 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농산물을 사고 파는 형태에 머물지 말고 일본의 경우처럼 각 지역의 전략상품을 개발하고, 그것이 그 지역의 대표적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확산돼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