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여! 이어도여!
이어도여! 이어도여!
  • 송 순 강
  • 승인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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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다. 정말 새로운 것이 없을까? 있다. 신기 하게도 서 남해 조금만한 돌섬이 있다. 이 돌섬은 아주 옛날 제주인들은 이어도라 했다.
약 700여년 전 고려 충혜왕이 원 나라 인질로 잡혀 갔다. 고려인들도 수천 명이 끌려갔고 시녀들도 줄줄이 따라 갔다. “고향을 떠나면 타향이다 타향도 아름다운 산천이 있다면 적응이 된다.
하지만 마실 수 없는 산하에 모래에서 솟아나는 청렴수(淸廉水) 도 없다. 사방이 오죽했으면 차라리 저 멀리 남쪽나라 벽도(僻道)에 살고 싶다”라고 했는가. 벽도라 함은 탐라를 뜻하는 말이다.
조선조 3대 태종은 1.2차 왕자의 난을 제압하면서 손에 많은 피를 묻힌 인물이다. 춘추 40세를 넘어 피부병이 온몸에 펴졌는데 지금으로 보면 한센병이다. 내의원에서 피부병은 온천에 좋다고 하였지만 파도가 찰랑 거리는 벽도에서 편히 쉬고 싶다고 했다.
어쩌면 수백년 현실은 어느 날 우리가 찾아가는 이상형인 벽도와 현대판 이어도가 이토록 닳은 꼴인가?
이러한 스토리가 쌓이고 쌓여서 역사라는 거대한 이상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고통보다 편한 일생의 신기루를 찾는 종착역은 무엇이라 해도이어도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어도는 이어도였다. 제주의 민요의 전치사(前置詞)처럼 쓰인 이어도란 말은 고된 물질에 지친 해녀들이 벽도가 이상형이었다.
강남 가는 해남길을 보면 /
이어도가 절반이래 더라/
강남길 중간 지점에 이 무가유향(無可有鄕)이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이어도에 가본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섬에 가면 일하지 않고 산다는 그 하찮은 조건 하나만으로 그토록 목마르게 그리워하는 것이다.
이어도여! 이어도여! /
내 櫓야 부러진들 /
요 네 손목이랴 부러 질소냐 /
한라산에 곧은 나무가 /
없을 말까 이어도여 /
노를 저으면서 해녀들은 이어도에 힘을 얻는다. 한라산의 그 많은 나무를 모조리 노로써 부러뜨리더라도 이어도를 찾아 간다는 해녀들의 집념이 눈물겹다.
이어도에 방아 부지런히 찧어서 /
저녁밥이나 밝은 때 하리 /
본시 저녁이 어두운 집에 /
오늘이라고 밝은 때 하랴/
품팔이로 하루 종일 나무 방아를 찧으면서 부르는 가난한 제주 여인의 노래에도 이어도가 끼어든다. 이어도는 일 많은 그들에게 힘이며 용기다. 그러기에 이어도는 그들의 고됨을 찾는 인내의 요소다.
이 많은 노동요(勞動謠)를 차지하는 이어도의 비중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외국의 이상형처럼 황금이 쌓이고 호화로운 가상을 할 수 없었던 한국적 여건이 안타깝기만 하다 10년 전만해도 바다에 목숨 걸었던 이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이어도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열두살 부터 물속에서 삶을 살아 왔던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잠수병과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자의 성역 이였던 물질도 지금은 남자도 바다를 휘졌고 있다. 20~30세 여성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해녀 학교도 문을 열어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고 있다. 최근 캐스린 스티븐스 미 대사께서 물질 체험을 했다. 태평양 반대쪽 눈이 파란 미국인은 이런 생각을 했을까?
바다 끝에서 불러도 들리는 소리가 있다. 저 멀리 돌섬 이어도에서 들리는 음성이 있다. 해녀들의 가슴으로 부르는 소리는 가슴으로 들려와 그 간절함에 가슴을 친다.
바다에서 살아온 해녀들 이승을 떠나기 직전 까지 역시 이어도는 있다.
이어도가 아닌 벽도에서 물질을 하면서 이어도여! 이어도여! 그러하다 해녀의 삶과 숙명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따라서 수백 년에 내려온 해녀들이 혼을 살리기 위해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 되었으면 한다.

제주시 산림조합 이사 송 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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