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무와 병역명문가
국방의무와 병역명문가
  • 문 익 순
  • 승인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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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서린 적막속의 155마일 휴전선, 남북을 가로막은 녹슨 철조망을 넘나드는 한가로운 철새들은 분단조국의 비극이나 알까. 휴전중인 한반도에 겉으론 미완의 평화가 깃들어 있지만, 팽팽한 중압의 긴장감은 상존하고 있다. 상대를 적대시하는 대립구도의 국체(國體), 이데올로기 때문이다. 분단의 특수성으로 대한민국은 영토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헌법에 국방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에게 부여되는 병역의무가 그 것으로, 병역의무는 대한남아의 중차대하고 숙명적인 사명이요 책무이다.
하지만, 사회지도층을 비롯, 소위 공인범주집단의 병역기피행태가 자주 사회문제로 대두되곤 한다. 자해, 허위진단, 이중국적 따위의 갖가지 부정한 방법으로 자행되는 탈법행각은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오로지 자신들만의 호의호식과 명예, 권력만을 쫓는 추잡한 탐욕의 군상들. 상궤(常軌)를 일탈한 그들이 우리사회 중심부에 버젓이 군림하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 유전무죄무전유죄로 회자되는 이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선량한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준다. 하지만, 애국충정으로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는 절대대다수 국민들이 있다. 군인은 국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군대는 특별한 체험과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인내심을 함양하고 외부의 도전에 응전한다. 나약한 청년을 강인하게 만들고,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 나는 육군으로 입대하여 만기 제대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문 남자식구들 모두 현역복무를 마치고 재대했다. 군대를 안 가려는 사람들아. 군대생활은 결코 허송세월이 아니며, 군대는 꼭 한번 가볼만한 특수사회임을 모르는가.
병무청에서는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고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병역명문가(兵役名門家)」를 찾아 포상하고 있다. 이는 3대(代) 가족 모두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족이다. 이 프로젝트에 우리가족이 2011년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우리가족은, 작고하셨지만 아버지를 위시하여, 나, 동생, 아들, 조카 등 3대에 걸쳐 남자식구 8명 모두가 현역복무를 마쳤다. 우리 모두 현역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건강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나의 내면에 드리워진 환희와 자긍심이 충동한다. 그러나 명문가에는 우리가문보다 복무기간이 더 길고 전사자가 있는 가문도 있다. 또, 전장에서 산화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생각한다. 임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된 조국이 있었을까. 상념에 잠기노라면 나의 편린(片鱗)의 자긍심은 어느덧 자괴감이 든다. 하지만,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람들에겐 꼭 말하고 싶다. 병역명문가는 못될지언정 병역의무는 이행하라고. 병역의무는 대한남아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필연적 책무라고. 그래서 군대는 대한민국남자라면 꼭 한번 갔다 올만한 곳이라고. 

제주 4·3사업소장 문 익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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