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여행, 긴 여운으로....
짧았던 여행, 긴 여운으로....
  • 조 애 록
  • 승인 2011.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가 수평선 저 너머로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시간, 황혼의 빛을 뒤로하고 우리 읍면동 공무원 선진지 연수자 일행을 실은 항공기는 인천국제공항을 힘차게 이륙하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향한 6시간의 비행여정을 시작하였다.
전날 밤,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의 마음마냥 설렘으로 잠을 설쳤는데도 비행시간 내내 잠이 오지 않아 창밖 어두움을 무심히 감상하였다. 혹 비행 중 제주 항공을 지나칠 때면 제주도를 한번 크게 보리라 마음먹었던 것도 구름이 너무 짙게 드리운 탓에 아무런 모습도 보지 못하였다.
6시간의 비행여정 끝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다다랐다. 아니나 다를까 중계무역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해역에는 대형 무역선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현지시간 오전 0시. 밤이 없는 듯 불빛으로 환한 창이 국제공항. 그야말로 딴 세상이었다.
다음 날 방문한 뉴워터 정수장. 싱가포르에서 기존 말레이시아에 대한 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하수를 처리하여 정화한 물로 막분리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현재 4개 공장에서 하루 2억8천만 리터를 생산, 전체 물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으며 추가 공장 완공으로 올해 30%까지 확대할 전망이라 하였다. 말레이시아 등 인근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영국에서도 이 공정을 배우고 익히려 많은 사람들이 뉴워터정수장을 견학하고 있었다.
하수공정을 통해 얻는 물이 아닌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우리 제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자연의 물 ‘삼다수’를 떠올려본다. 1998년 먹는 샘물로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삼다수는 국내 먹는 샘물 시장점유율이 28%에 이르고 있으며 올해 4만5천여 톤을 판매하여 8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적정 취수량을 산정, 도내 지하수 고갈은 방지하며 길이 후대에 물려줄 수 있고 생산성 있는 물자원화사업을 추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싱가포르 남부 센토샤섬 유니버샬 스튜디오 내에 있는 싱가포르 역사박물관에는, 1832년부터 영국의 해협 식민지였고 한때 일본의 식민지도 되었으며 1963년에는 말레이시아 연방으로 통합되었다가 1965년에야 비로소 독립 국가를 이룬 싱가포르의 짧은 역사에 대하여 자랑스럽게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었다.
반만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그 보물로 떠오른 제주. 그 역사를 세계에 알려 줄 수 있는 독특한 역사박물관이 생겼으면 한다. 
경제적 논리에 빠져, 국민소득 4만달러의 싱가포르에서 국민소득 약 4천달러인 태국으로 향하며 거기 가면 무엇을 봐야할까라는 고민에 빠졌던 나에게 던져진 현지 가이드의 말 한마디.
태국은 6.25전쟁 때 참전한 16개국의 하나로서.....
‘그래, 태국은 우리의 우방이다’라는 생각이 들자 멀리 떨어져 있던 오랜 친구를 찾아가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었다.
가이드의 역할은 여행자에게 있어 정말로 중요했다.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을 생산해내는 가이드의 말 한마디 한마디들.
우리 제주에는 이런 가이드들이 얼마나 될까?  
새벽 1시, 귀국하는 항공기에 오르며 짧았던 4박 6일간의 해외연수가 아쉬움과 함께 긴 여운으로 남겨져 감을 느낄 수 있었다.

중앙동 조 애 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