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덫, 천사의 덫
악마의 덫, 천사의 덫
  • 김 찬 집
  • 승인 2011.0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토피아(Utopia)가 아닌 이상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언제나 악마의 덫 과 천사의 덫이 공존하게 마련이다. 악을 추방하고 선을 권장하는 것은 인류 역사를 통해 통치의 근본으로 되어 왔다.
악(惡)들을 어떻게 제거하느냐 하는 문제는 시대 상황의 변천과 함께 꾸준히 변화해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분명한 사실은 선진국에서 200∼300년 걸려 이룩한 산업문명을 30년 압축 성장의 우리를 더욱 사악(邪惡)하게 만들고 흉포화 해졌다는 점이다.
“사회는 범죄를 배양하고 범죄자가 그것을 범한다.”라는 영국의 경험론철학자 버클리(Berkeley George)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오늘날 우리사회의 악(腐敗)은  우리사회에 그 원인의 있다.
며칠 전 부패의혹으로 공권력의 내사를 받던 모 대학교총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내용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는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나가기 힘들 듯 하다면서 이 모든 것이 그가 소중히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된 것이라 했다. 그를 유혹한 ‘악마의 덫’이 ‘만남’이라는 말이다.
그 만남은 목적을 갖고 정략적으로 다가온 사람과 명함을 나누며 지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일수도 있다. 이런 케이스는 그만이 아니라 지금 사직당국에 기소되어 조사를 받는 많은 이가 그와 비슷한 시작이었을 것이다.
그 만남 다음엔 골프와 술자리가 이어지다가 돈 봉투와 청탁이 매치(match)되었다고 상상해본다. 그렇다면 어느 단계에서 끊어야하는가? 첫 자리부터 사람을 가리는 것이 정석이다. 권력은 돈에 흔들리고 돈은 권력을 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살아가는데 이익이 되는 것에는 절재를 못하고 흔들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어릴 때는 과자에 흔들리고, 청춘엔 이성에 흔들리고, 한창 때는 야망에 흔들 인다. 늙어지면 다시 과자에 흔들린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들은 흔들림 속에 마음을 중심 잡기위해서 고행하는 것이 삶인지도 모른다.
김태준 시인은 마음의 흔들릴 때마다 한잔 한다는 시가 있다. 삶에는 악마의 유혹이나 천사의 유혹에 흔들이며 산다는 시인의 절박한 절규다.“포장술집에는 두 꾼이/ 멀리 뒷산에는 단풍 쓴 나무들이 가을비에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릴 때마다 /독하게 한잔씩/ 도무지 취하지 않는 막걸리에서 막걸리로/ 소주에서 소주로 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로/…… 멀리 뒷산에는 문득 나무들이 손 쳐들고 일어서서 단풍을 털고 있다,”
이 시인의 마음도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독하게 독백하는 서정이다. 술 한 잔으로 유혹을 뿌리치고 다시 시작하려는 고행을 삶이라고 작자는 절규한다. 마음을 흔드는 유혹은 드라마, 영화로도 많이 그려지고 있다.
SBS에서 방영한 ‘천사의 유혹’이라는 드라마와 ‘아내의 유혹이라는 영화다.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는 비슷하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제는 한 여자가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원수 집안의 남자를 유혹의 덫으로 결혼하여 복수하고 복수 당하고 하는 복수에 복수를 하는 줄거리다. 스토리는 선을 가장한 천사의 덫이다.
이런 유혹의 덫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서 실시한 마시멜로 실험내용이다. 몇 명의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하나 씩 준 다음, 15분 동안 먹지 말고 참아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참은 아이에게는 15분 뒤에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 몇 명은 잘 참아서 하나를 더 먹을 수 있었고 다른 아이들은 기다리지 못 했다. 약 10년 후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을 찾아 추적 조사를 했다. 기다렸다가 마시멜로를 하나 더 먹은 학생들은 성적도 친구관계도 좋고 스트레스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실험을 근거로 성공리더십의 중요요소로 심리학에 자기통제능력(self- regulation)이론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유혹의 원인은 자제력과 통제력의 결핍이라는 것이다.
모든 유혹의 덫이 부패한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국회 인사 청문회를 보면 법을 어기지 않는 신선한 후보자 보기가 어렵다. 이건 압축성장의 영향이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 보릿고개를 넘으려는 목표만을 향해 치달은 결과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던 우리 선조들의 행동규범을 모든 것은 ‘하면 된다’ 는 사고로 변해버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 붙이는 돌파능력은 먼저 돈만 벌고 학벌만 가지면 성공과 출세를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사회문화가 만드는 병패다.
그래서 너도 나도 대학이다. 대학을 졸업안하면 사람대접을 못 받는  사회다. 주민등록법, 농지법 등을 위반한 부동산투기, 탈세해서 돈을 모으는 것이 능력이라고 자위한다. 
이런 유혹의 덫으로 부정부패 불감증이 생기고 다른 면에서는 한탕주의를 팽배시켜 마약, 성까지 일확천금의 대상이 되는 막장사회가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 할 수 있는가?
우리들은 지금, 인간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악마의 덫이나 천사의 덫을 놓는 자들을 막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런 힘이 강할 때 사회악은 절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수필가 김 찬 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