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 영원할 수 없다"
제주세계자연유산 등재 등 관련 세미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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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연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엄청나다. 이로 형성된 사회·문화적 가치 역시 계량하기 힘들 만큼 묻힌 보물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잠재된 제주의 자연자원과 사회.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보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제주의 운명은 달라질 것이다’.
24일 제주언론인클럽이 ‘제주자연자원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조명-유네스코 등재 3개 분야 자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실시됐던 세미나의 주제 발표 대강이다.
제주는 지난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에 이어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2007)됐고 지난해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섬 지역으로는 세계유일의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이다. 그만큼 제주 자연자원의 잠재적이고 현실적 가치를 세계기구가 인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실 만으로도 제주 자연자원은 제주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인이 보호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후세에게 물려줄 소중한 세계자연유산임이 명백해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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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주자연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주제로 한 세미나도 제주자연자원의 가치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 실천 가능한 보호대책을 제안하여 후세들에게 온전히 물려주자는 것이었다.
세미나에서는 유네스코 트리플크라운 의 ‘자연.환경적 가치’, ‘경제적 가치’, 그리고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발표자들은 유네스코가 제주를 세계자연유산 등으로 등재하거나 지정한 이유를 ‘최상의 자연현상과 빼어난 경관’, ‘지구역사를 간직한 특이한 지형.지질현상 보유’, ‘생태계의 형성과 식물과 동물의 군집 형성에 중요한 생태작용이 계속 일어나는 곳’, ‘연구와 보존 가치 높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생물 다양성을 현장에 보존해야 할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빼어난 경관과 보존가치 높은 생물종 다양성과 지질학적 중요성을 들었다.
유네스코 트리플 크라운의 경제적 또는 사회.문화적 잠재 가치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국제적 관광홍보 효과 등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제주를 방문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17.3%로 증가했고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연간 1천2백66억9900만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연 726억2400만원이라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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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빼어난 제주의 자연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치 높은 자연자원을 어떻게 보전하고 이를 경제적 사회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여 어떻게 후대에 온전하게 물려주느냐가 열쇠다.
자연자원을 보호.보전해야 할 당위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식 밀어붙이기 개발 정책의 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최근 강정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자연자원 훼손과 산호 군락 등 생태계 파괴 등은 정책당국의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도가 등급별 총량개념을 도입 ‘선 보전 후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환경친화적 개발 정책을 다짐하고 있지만 이것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물론 보전과 개발은 양면성이 있다. 그러나 자연을 가꾸는 개발과 자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개발은 상충될 수밖에 없다.
유네스코 트리플 크라운 획득의 영광은 영원할 수 없는 일이다. 언제 무관(無冠)이 될지 모른다. 적어도 현재대로라도 제주의 자연자원과 사회문화 자원을 온전하게 보전하고 활용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