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인생
명품인생
  • 양 부 임
  • 승인 201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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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게 있다. 그게 바로 불가항력적인 일들이다.
생과 사, 재앙, 재난, 온갖 재해 등등, 우리는 미력함을 느끼기에 신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게 인생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다가도, 장례식장에 들어서는 순간 정색하며 나의 생명은 영원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면서 살아간다.
진시황은 춘추전국시대에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사람이다.
불로장생하기위해, 불로초를 찾으려고 서블을 비롯해 동남동녀 500명을 동방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도 51세 나이에 죽었다.
기원전 사람이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으나 우리는 그를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건강만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과 곤혹을 치르게 하였다. 지도력이 있어서 중국을 통일시켰음에도, 자신의 건강이 우선시 되다보니 그의 지도력은 불로장생 앞에 가려져 버렸다. 2000년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는 불로장생을 운운하며 자신의 생명을 위해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의 삶과 달리 명품인생으로 사시다가 떠나가신 네 분이 계시다. 안타깝게도 네 분이 종교지도자들을 우리는 작년에 떠나보냈다.
한 마디로 명품 중에 명품인 사람들을...... . 신도만이 아니라 우리만이 아니라 전자파의 파장처럼 지구촌 저 멀리까지 슬픔의 파장은 오늘도 수없이 흐르고 있다.
법정 스님과 도요안 신부, 이태석 신부와 옥한흠 목사님이시이다. 
이 분들은 우리에게 자발적 가난이 무엇인지를, 권세와 명예의 집착은 죄악임을, 종교의 벽을 넘는 자비와 참 신앙이 무엇인지를 가르치시고 떠나가셨기에, 진시황만큼이나 후손들에게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일세기에 한번 나올까한 분들이기에 보냄 이후 우리의 가슴은 빈들에 마른풀 같이 허전하기만 하다.
법정스님은 베스트 작가였기에 호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세수입을 아무도 몰래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줬고, 가장 호화로운 절 길상사를 세웠지만, 호흡이 끊어진 후에야 하룻밤을 지낼 만큼 강원도 오지에서 안빈낙도를 하였다. 강변의 모래처럼 무심하게 살라고 그분이 우리에게 남겨준 말씀이다. 무슨 일을 하던 간에 흘러가는 물처럼 쉬지 말아야 하며, 한 방울이 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기 때문에 도로 한 물결이 되고 바다가 된 이치처럼, 자기만의 개성을 꽃피울 것과 누구를 닮지 않는 자주성을 강조하셨다.
도요안 신부와 이태석 신부는 권력에 의해 짓밟히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노동자와 농민, 아프리카 흑인들의 삶속에서 진정한 신앙인이 모습을 보여줬다. 
도요안 신부님은 한국노동자들이 가장 가까운 벗이었으며 노동자 800여쌍이 주례를 서 주기도 하였다. 그는 노동자들과 함께 한 시절이 가장 행복했노라고.
특히 이태석 신부님은 20 여 년 동안 200만 명이 사망한 내전을 겪은 남수단 역사상 최초의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하느님의 사랑’과 ‘사랑의 위대함’을 지상에 드러냈다.
옥한흠 목사님도 제자훈련이 선구자였다. 제자훈련은 예수그리스도의 인격을 닮아가도록 신앙생활을 하게하는 훈련이다. 옥 목사님의 남긴 감동은 삶의 실천에 기인했으며, 정년 5년 앞두고 가족이나 친지가 아닌 분께 담임 직을 인계하였고, 섬김보다는 소유를 더 갈망한 죄악을 회개한다는 참회들을 발표해 성찰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행복의 완성은 내 것을 채우는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에게 필요한 사람만 찾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등한시하고는 그럭저럭 시간을 소모하면서 살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운명은 어딘가, 다른데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서 자라는 것인가 보다.
우리에게 롤 모델이 되어 온 누리에 미풍처럼 애잔한 감동을 심어준 이 분들을 떠나보낸 후, 나는 주저함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게 만드는 사람을 명품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분들은 아프게 하는 말보다 낫게 하는 말을 썼고, 차가운 말보다는 따뜻한 말을 썼으며, 죽이는 말보다는 살리는 말을, 불행한 말보다는 행복한 말이 쉬운 말이 되도록....... 떠남 전에 우리에게 당부하신 말 같다.
한 마리의 줄무늬 애벌레를 통하여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인간에게 주고 있는 ‘꽃들에게 희망을’ 이란 책처럼, 이 분들 역시 깨달음이 없는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다.
만남 그 이후에 우리도 명품인생으로 살다왔노라고 이 분들을 부둥켜안을 수만 있다면 새는 날이어도 좋을 것 같다.   

사회복지사 양 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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