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새해다
또 다시 새해다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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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맞는 새해지만 올해는 유독 감회가 새롭다.
지난해, 너무나 많은 아픔과 어려움을 경험한 탓인지 저마다 을유년을 맞는 자세가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올해 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일까.

율도국은 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적서차별이나 탐관오리의 횡포가 없는 이상사회로 묘사했다.
허균 자신이 서자출신이고 당시 시대상이 가렴주구로 어려운 시절이었음을 상기하면 이상사회로 삼았음직하다.
박지원의 '열하일기' 10권중 '옥갑야화'에 무제로 실린 설화소설에는 '무주공도(無主空島)'를 이상향으로 그리고 있다.

말 그대로 주인 없는 빈섬에 허생이 사회적 극빈계층을 모아 공동체를 형성하고 농업을 기반으로 국제무역처를 형성한다.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Utopia)라는 이상적인 공동사회를 상상했다.
국왕이라는 지배계급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사이에도 계층이 없다.
6시간 노동에 나머지 시간은 교양을 쌓으며 진주나 보석은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나 쓰인다.

금전과 화폐가 없는 탓에 더러운 범죄가 있을 리 없다.
인도에서는 샹그릴라(Shangri-La)가 이상향이다.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에도 등장하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땅이다.
티베트어로는 '푸른 달빛의 골짜기'라는 상상속의 낙원으로 일반적인 이상향을 일컫는다.

실지로는 중국에 있는 운남성 중전현 대협곡의 명칭이라고도 한다.
이탈이아의 시인이자 철학자 톰마소 캄파넬라는 '태양의 도시'를 이상도시로 삼았다.
노동이 모든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고 사유재산, 빈곤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내와 자식도 공유한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론에서 아틀란티스를 모델로 한 '이상국가'를 떠 올렸다.
지혜, 용기, 절제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국가로 각 계급이 자신의 직분을 다할 때 정의의 덕이 실현된다고 봤다.
노동일에 지친 우리 조상들은 '이어도'를 낙원이라고 여겼다.

이밖에 무릉도원 등등 주위에 널린 이상향은 발에 채일 정도다.
낙원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동을 신성시하고 소유한 것을 '나눈다'는 것이다.
을유년 새해는 열심히 일하고 서로를 위해주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하는 심정이다.
그래서 저마다의 낙원속에서 또 한해를 헤쳐나간다면 '산다는'자체가 힘든 것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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