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들에게 삭발의 의미는 세상과의 단절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으로 그들의 개성이아니라, 승단의 상징이자 출가자의 의지 표현이며 수행의 길을 뜻하기도 한다.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율장’에서는 곱게 기른 머리나 수염은 출가자에게 여러 방해 요인을 제공하므로 반드시 깎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신학기가 시작되자 홍대를 비롯하여 서강대 연세대 이대 등 줄줄이 등록금 인상 때문에 대학생들이 삭발투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가의 대자보엔 등록금, 고통, 탄식, 삭발, 이념의 과잉시대를 운운 하면서... .
서울지역 대학생 회장인 박해선 양은, 청와대 앞에서 1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대학생 대표자들의 등록금 인하와 청년실업대책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고,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반 대학생적인 정책들이 많아서, 대학생들이 고통 받고 있어서 사회여론화 시키고 알리고자 삭발식을 준비하였다고 말하였다.
5월 초 범국민 대회에서도 그녀는 대학생들의 요구나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규탄의 자리와 대학생문제를 해결하려는 결의로 삭발을 하였다고 했다.
우리나라 정치가들은 임기 전 자신의 펴 놓은 정책을 잘 마무리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말의 실수로 우범지역을 형성케 하고 골탕을 치르고 있다. 가슴이 시키는 말을 하지 않고 오직 권력을 갖기 위해 머리로만 고투를 했을 뿐이다.
민중의 힘이 가해지면 반감과 흥분이 반드시 증대된다는 이치를 모르는지, 곡예사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현란 시켜놓고는 정권을 잡으면 억지를 부리는 정치가의 행동들을 우리는 누누이 보게 된다.
지금 대학생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내걸었던 반값등록금에 필요한 재정 5조원을 확정했다는 것과, 청년실업문제나 대졸초임삭감 등 이러한 정책들은 20대나 대학생들을 향해 있는 정책들이 굉장히 반 대학생적인 정책이라는 것이고, 이런 것들에 대한 올바른 문제 개선의 의지와 정책을 내 놓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결이 하나 지나가면 다른 물결이 밀려오는 법이다.
우리와 달리, 젊은 그들은 위치가 불명확 했을 때 분명 집고 넘어감을 삭발의 투쟁과 촛불시위로 일파만파 번지게 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2005~2010년) 대학등록금 인상률은 30% 안팎을 기록했다.
어느 시대이건 대학등록금을 동결한 상태로 물가의 오름을 추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여대생들까지 삭발을 하고 동맹휴업을 하면서 정부와 맞서서 시위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3남매 모두 서울에서 대학을 보냈다. 그 시절에도 아들이 제대한 후에는 가계에 물꼬가 트일 것 같아서 아들에게 종용하여 ‘묻지 마 휴학’을 하게 한 후에 군 입대를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의 예상은 빗나갔고 빈부격차의 해결책은 도로 묵이 돼버렸다.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되는 부분이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반값 등록금 어디 가당치나 한 말인가, 대책 없는 말실수로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도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5조가 아닌 이제는 7조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니. 올해 우리나라 한 가정이 빚이 4800만원이라고 하는데 반값등록금을 수용한다면 우리들이 가계 빚은 더 늘어 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혈세는 더 높아질 것이며, 기업들 역시 조사대상에서 탈피치 못하며, 사학재단 역시 한몫을 감당해야할 것이다. 이여파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면학의 분위기는 축 쳐지는 느낌이 들것 같다.
섣부른 밥에 체한다는 속담도 있듯이, 한꺼번에 반값등록금을 해결할 것이 아니라, 매년마다 입학한 학생들이 등록금을 졸업 할 때까지 동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등록금을 해마다 조금씩은 올려도 되고, 대출된 학자금도 임대아파트입주자에게 혜택을 주듯이 장기간에 걸쳐 그들의 능력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납부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급함이 몸에 베인 우리였기에 이제는 그들에게 느림이 미학을 전수할 때 그들도 여유를 부려가며 제 2의 인생을 향해 도전하는 삶을 꾸려 갈 것 같다.
천만 원에 육박하는 1년 치 등록금을 마련치 못해 공부에 매진해도 취업이 안 되는 일 또한 없어져야 할 것이다.
장맛비가 멈췄다.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고.
헨리 D.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말이 인근각처에서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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