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지방선거 '워밍업'…複雜移難
2006년 지방선거 '워밍업'…複雜移難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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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주 정치 기상도

"대한민국은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지난해 3월 12일 찬성 193명, 반대 2명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후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던진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박의장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진했다.

이어 다음달인 4월 15일 '탄핵 총선'이라 일컬어지는 17대 총선이 실시됐다.
열린 우리당이 지역구 129석을 휩쓸면서 비례대표 23석과 합쳐 전체의석 152석을 차지, 우리나라 제1당으로 부상해 버렸다.

한나라당은 지역구 100석에 비례대표 21석 등 121석.
민주화 세력의 종가임을 자부했던 민주당은 지역구 4석을 건지는데도 급급했고 비례대표 5석과 함께 10석에도 못 미치는 9석으로 분루를 삼켰다.
주목할 것은 민노당의 약진.

우리 나라에서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은 힘들다는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을 비웃기나 하듯 지역구 2석, 비례대표 8석으로 민주당을 제쳐 3당으로 우뚝섰다.
이러한 총선 파도는 제주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지역구 3석 전부를 열린우리당이 독식해버렸다.

'경륜, 국회에서 제 역할' 등 한나라당 제주도당의 목소리는 '차떼기, 탄핵'이라는 외침에 묻혔다.
지난해 제주정가의 모습은 한 마디로 '질풍노도'와 같았다.
10년 이상 지속돼온 우근민-신구범 시대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단어하나에 간단히 종말을 고했다.

보궐선거의 초점은 김태환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열린 우리당이 내세운 진철훈 후보의 한판 싸움.
열린 우리당은 선거 전달 헌법재판소의 '탄핵 무효'판결에 기대를 걸었고 한나라당은 자당 후보의 지명도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승.

총선에서 참패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평가였다.
지난해 제주정가는 동남아 해일급의 거센 물결이 넘실댔다고 치면 올해는 정반대로 조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뚜렷한 이슈가 없으면 좀 체로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는 지방 정치의 특성상 '국회의원 보궐선거'마저 전무한 제주지역은 어느 지방보다 잠잠할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중앙 정치권은 복잡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중심으로 4대 법안을 놓고 불거진 여. 야의 대립은 멀게는 대선을 염두에 둔 전초전 성격으로 가깝게는 2006년 지방선거를 겨냥할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인 열린 우리당이 전국적으로 당선시키고 싶은 자치단체장 규모는 대략 3분의 1선.
영남 지방을 내심 포기한다고 가정하면 제주도는 사정권 안이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은 대선 후 집권 여당이 한일을 기억하고 있다.
탄핵정국을 거치며 3개 지역구 전체를 당선시켜줬지만 돌아온 것은 APEC의 부산 유치.
이미 도지사 보궐선거 패배로 어느 정도 빚을 갚았다고 여길 지 모르지만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이를 '아킬레스건'으로 여길 게 분명하다.

집권 여당의 제주도민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작전'이 한껏 펼쳐져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김태환 도지사라는 한나라당 소속 지역 터줏대감에 어울릴만한 후보를 등장시키든지 현재 활동중인 후보 지망생들의 체중을 늘려던지 해야 한다는 절대 명제를 올해 반드시 진행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가에서 새 나오는 열린우리당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패한 진철훈씨(51. 전 서울시 주택국장)를 중앙부처의 요직으로 발탁, 지명도와 체중을 불리고 다시 맞대결 시킨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외부 인사 출마설도 간간이 들리는 실정이다.

동북아시대위원회 문정인 위원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그 대상으로 실현 여부는 제쳐두고라도 이를 둘러싼 움직임과 관심 등이 올해 제주 정가를 뜨겁게 달굴 조짐이다.
수성 입장인 한나라당은 당 자체 활동만 주력하고 김도정의 순조로운 진행을 기대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도민과 김지사의 개인 지지자들을 묶는 다면 대선가도에 앞서 전개되는 지방선거를 무난히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열린 우리당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민주당 계열에서 주목받는 최창주 전 제주도약사회회장이 제주시당원협의회 위원장 선거에 나섰으나 당원들은 최 전 회장 대신 자신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해 온 김철헌씨를 밀었다.

최 전 회장의 열린 우리당 입당은 도내 정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식이었다.
이를 도내 여당과 민주당 계열의 '재집결'이라는 섣부른 분석을 내리는 인사들의 입방아가 심심지 않게 눈에 띠었다.
그러나 '세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보다 열린 우리당은 '우리끼리 다시 뭉치자'를 선호했다.

재기를 노리는 새천년민주당과 지난해 총선에서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입증한 민주노동당은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도민에게 선 보일 여력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두 당의 위원장들은 모두 총선 후보들로 분야가 틀린 탓이기도 하지만 '도지사 자리'를 노리기에는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시장을 겨냥한 예상후보들의 행보는 도내 기초자치단체 중 최대 관심지역인 북군에 못지 않게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제주시장에 석패한 하맹사씨를 포함 몇 몇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가운데 저마다 후보임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인지도 향상'을 위해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2~3명, 사회 활동 중인 3~4명 등이 그 주인공들로 현역 시장인 김영훈시장과 공천과정에서 맞붙기보다는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후보를 자처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새천년 민주당과 민주 노동당의 가세도 점쳐지고 있다.
광역은 힘들지만 제주시는 해 볼만하다는 생각에서다.

새천년 민주당은 '지지층은 남아있다'는 판단에, 민주노동당은 '제주시 지역의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 모을 경우'를 계산하고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
서귀포시는 새천년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으로 정계에 복귀한 고진부씨의 와신상담과 강상주 제주시장의 선거를 대비한 행보, 강시장의 강력한 경쟁자인 이영두씨의 분발 등이 어울리면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북군은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신철주 현 군수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예상 후보 이름들이 자주 거명되는 실정이다.
서부지역 2명, 동부지역 1명 또는 많으면 2명 선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누가 받게 될지가 관건이다.

지역 당원들의 직접 선거보다는 중앙당의 낙점에 더 비중이 두는 한나라당의 특성상, 공천을 원하는 출마 희망자들은 신철주 현 군수, 양정규 한나라당 상임고문, 중앙당 유력 인사들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이에 따른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정가를 분주하게 만들 것이다.

남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하다.
현직군수에 도전장을 내밀 인사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 까닭이다.
반면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러한 여당의 태평성대를 좌시할 리 없다.

1년 동안 후보를 키워 현직 군수의 자리를 넘봐야 하는 까닭이다.
올해 제주정가는 '물밑 싸움과 샅바 잡기'로 점철되면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향해 발걸음 내디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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