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부채도(負債道)’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지가 이미 오래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사업들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다.
이러한 무분별한 대형 사업들은 엄청난 도민 혈세가 투입됐을 뿐만 아니라 결국 경영 부실로 이어져 그 적자폭을 자치단체 예산으로 메워주고 있으니 지방재정이 견딜 수가 있겠는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정은 사업성이 불확실한 거창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며 타당성 조사를 한답시고 거액의 용역비를 투입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의 빚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거기에 더하여 제주도정은 민간보조금마저 어찌나 헤픈지 펑펑 쏟아 붇고 있다. 빚이 점점불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의 경우도 예산에 반영된 민간보조금이 무려 3640억 원이나 된다. 이 돈이 제주도에 있어서는 얼마나 큰돈인가 하면 전체 예산의 15,7%나 차지하는 많은 액수다.
이는 200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 민간보조금 12.5%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재정자립도 25% 안팎으로 전국 하위인 제주도가 민간보조금에 대해서만은 전국 평균 이상으로 펑펑 쏟아 붇고 있으니 말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부채가 무려 1조5929억 원이다. 연간 부담해야 할 원리금만도 893억 원이다. 이 정도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미 ‘특별부채도(特別負債道)’가 돼버린 셈이다. 이러한 빚더미 속에서 제주도정은 민간보조금을 펑펑 쏟을 염치가 어디서 나오며, 또한 복 좋게 이러한 보조금을 받아가는 민간 기관-단체-개인들은 누구란 말인가.
물론 보조금을 받아 가면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위한 공익사업에 쓰는 경우가 많겠지만 그러한 공익사업에 앞서 이대로 가다가는 빚더미의 ‘부채도’가 부도 터질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앞으로는 민간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여라. 그래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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