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시티는 특혜 선물세트”
“판타스틱 시티는 특혜 선물세트”
  • 제주매일
  • 승인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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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 豫算制 접는 게 좋다

“판타스틱 시티는 특혜 선물세트”

 지난 4월 21일 제28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우근민 지사는 “앞으로 도의원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열어 ‘판타스틱 아트시티’사업에 대한 토지 임대를 의회가 반대한다면 계획을 접겠다”고 공언했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도민들은 (주)인터랜드 사가 애월읍 어음리에 조성하려는 대규모 복합관광 단지, 즉 판타스틱 아트시티가 가부간에 곧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우근민 지사와 도의원들 간의 간담회 소식은 2개월이 가까워 오도록 들리지 않고 있다. 일부러 뜸을 들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도의원들을 설득하려면  시일이 필요해서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차일피일 시간만 끌고 있다.
 그 사이 ‘판타스틱 아트시티’에 대한 특혜의혹만 더욱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의회에서만 거론되던 특혜 시비가 이제는 시민사회단체들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7일에는 주민자치연대가 이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판타스틱 아트시티 사업은 ‘특혜종합선물세트’라는 주장이다. 사업지구 내에 땅 한 평 없는, 자본금 겨우 5억 원의 회사가 어떻게 수백만㎡ 부지에 1조6000억 원을 들여 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사업부지내 공유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부터가 특혜라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주민자치연대의 주장에 공감한다. 우 도정은 애월읍 어음리 판타스틱 아트시티 사업을 백지화하기 바란다. 사업내용이 너무 허황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근민 도정이 이를 빨리 정리하지 않고 시일을 끌면 끌수록 도지사라는 공인으로서의 신뢰에 금이 갈수도 있다.
 이상하게도 우근민 도정은 기업을 도우려다 마이너스만 가져오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을 도우려다 여론의 화살을 맞았고, 이번엔 (주)인터랜드사의 관광개발 사업을 도우려다 역시 특혜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우근민 지사 자신은 이 모두가 오로지 제주관광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도민들의 생각은 그와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주민참여 豫算制 접는 게 좋다

 제주도가 ‘주민참여 예산제’를 도입하기 위해 입법 예고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주민참여예산 운영조례안(案)’ 공개가 그것이다 ‘주민참여 예산제’를 뒷받침할 이 조례안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하다.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논의하자”는 대의명분에 나무랄 사람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예산편성에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려면 그것을 실현할 기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조례에는 읍면동 지역위원회와 행정시 조정협의회, 그리고 도 단위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두고 있다. 일선 지역위원회에서 역내 사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면 시 조정협의회에서 이를 한차례 거른 후  마지막 도 단위 ‘주민참여 예산위원회’에서 제주도와 함께 예산 편성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 3단계의 위원회 혹은 협의회가 제주도 예산편성-심의에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배후에 주민이라는 주권자가 도사리고 있기에 행정청이나 의회의 힘은 형편없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집행부인 행정청 및 의결기관인 의회가 나눠가졌던 이원화된 예산편성권과 예산심의권의 질서는 그 기초부터 허무하게 무너져버리게 되었다.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데는 그동안 유사불평(有私不平)한 예산 편성과 심의로 신뢰를 상실한 집행부와 의회에 1차적 책임이 있다. 그렇더라도 ‘주민참여 예산제’라는 이름 아래 옥상옥(屋上屋)보다도 더한 층층옥(層層屋)을 쌓아 올려 도전역을 예산 쟁탈전의 이전투구장(泥田鬪狗場)으로 만드는 데 우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제발 ‘주민참여 예산제’를 접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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