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 세밑, 아낌없이 주고 떠난 ‘아름다운 삶’
갑신 세밑, 아낌없이 주고 떠난 ‘아름다운 삶’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사 31세靑年 장기기증

아낌없이 주고 떠난 ‘아름다운 삶’
뇌사 신학대생 장기기증
광주 대학 휴학...아르바이트중 제주서 사고
부모, “아들 뜻 따라 기증”...세밑 진한 감동



광주에서 신학대학을 다니던 한 젊은이가 가정사정 등을 이유로 다니던 학교에 휴학계를 낸 뒤 제주도로 내려와 감귤수확 등 아르바이트를 했다.
목포가 고향인 이 젊은이는 작업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게 되자 부모는 아들의 생전의 뜻을 기려 선뜻 뇌사 상태에 있는 자녀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소방방재청 중앙 119구조대와 서울 아산 병원 관계자들이 급히 제주로 내려와 뇌사자를 서울로 긴급 후송했다.
뇌사상태에 있는 이 젊은이의 몸은 ‘장기적출 최적 상태’를 유지,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에 최대의 ‘희망의 선물’을 줄 것으로 서울 아산 병원측과 119구조대는 밝혔다.

병원과 119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소 5명이상의 시민의 장기기증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젊은이의 못 다 이룬 꿈이 장기기증이라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생명에 희망을 심는 감동의 드라마가 돼 갑신년 세밑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목포시 산전동이 고향인 김모씨(31).

광주에서 신학대 4학년을 다니던 중 휴학, 최근 제주로 내려온 김씨는 서귀포시내 감귤원 등지에서 감귤 수확 등 아르바이트 생활을 했다.
김씨는 그러던 중 지난 25일 밤 8시께 심한 두통으로 서귀포의료원을 찾았다.
진찰결과 뇌출혈로 판명되자 김씨는 119구조대 편으로 이날 제주한라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김씨는 이후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돼 이날 밤 10시45분께 한라의료원에서 뇌출혈로 인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들의 갑작스런 사고소식을 접한 김씨의 어머니 윤모씨는 지난 29일 오후 아들이 의식을 잃고 누워있던 한라의료원 응급실에서 ‘결정’을 했다.

평소 자식이 틈만 나면 말했던 기억을 떠올린 윤씨는 아들의 뜻을 기려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소방방재청 중앙 119 구조대 헬기가 서울에서 출동했으며 또 서울 아산병원 의료진 4명도 제주로 급파됐다.
29일 오후 7시 15분 소방방재청 중앙 119구조대 헬기는 한 신학대생이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실은 채 제주를 떠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