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새로운 시작이 보인다
멈추면 새로운 시작이 보인다
  • 김 종 현
  • 승인 20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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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호랑이 등에 탄 소도둑' 얘기가 있다. 밤중에 소를 훔치려고 외양간에 들어갔던 소도둑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소등에 올라탄다는 것이 마침 소를 잡아먹으러 동네에 내려왔던 호랑이 등위에 올라탄 것이다. 놀란 호랑이는 등에 붙은 물건(?)을 떨어뜨리기 위해 전력질주 했다. 소도둑은 소도둑대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엉겨 붙었다.
이 우화를 오늘의 세태로 돌려보자. 시니컬한 현대문명비판이 된다. 호랑이는 '현대 산업문명'이 되고 그 등위에 올라탄 소도둑은 '현대인'이다. 현대인들은 문명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한 눈 팔 틈도 없다. 엄청난 속도에 지치고 어지럼증이 난 현대인들은 그 등에서 내려오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떨어지면 죽을 것 같다.
이러한 현대문명병에 걸린 현대인이 택할 길은 무엇인가. '멈춤'이다. 생각을 멈추든, 행동을 멈추든, 어떤 식으로든지 일단 멈추지 않고선 방향을 바꿀 수 없다. 멈추지 않고선 그 방향도 모르고 내닫는 질주 회오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
숨 가쁘게 사는 생활을 잠시 멈추고 푸른 하늘도 한 번 쳐다보고, 물도 한 컵 마셔보고,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얘기도 나눠보라는 '멈춤'이다. 그래서 활력을 재충전하여 새롭게 활기찬 시작을 해보라는 제안이다.
'멈추면 세상이 보인다'는 문구도 있다. 멈추어야 세상도 보이고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있다.
길섶에 난 작은 풀잎 같은 조그만 문구에서 깊은 인생철리를 배운다. 작은 풀잎은 미친 듯 내닫는 호랑이 등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속도를 줄이면 제주의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멈추면 새로운 시작도 보입니다.’

서귀포경찰서 정보관 김 종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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