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議會, 지하수 증산동의 부결해야
집담회 결과 반대쪽 의견 수렴 가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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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엊그제 지하수 관련 ‘집담회’를 예의 주시했다. 그 결과 우리는 의회에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에 동의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그 이유는 표면상으로는 찬-반이 팽팽히 맞선 듯했으나 내용면에서는 반대쪽 주장이 압도했기 때문이다.
찬성 측 주장들은 거의가 이해 당사자인 ‘한국공항’을 대변해 주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 지하수 보호라는 절대가치에 역행하는 내용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한국공항의 기득권을 인정해 취수량 증산을 허용하는 것은 지하수 공수화 원칙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원래 한국공항의 기득권은 제주지하수의 대한항공 기내(機內) 공급용이었지 판매 등 장사용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기득권은 특정 계약기간 내에 국한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도의회는 여러 차례 취수 계약기간을 연장해 줬고, 용도도 기내용에서 판매용으로까지 확대해 주었다. 취수량 3배 증산 요청을 두고 당연한 권리처럼 기득권 운운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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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반대 측에서 말했듯이 한국공항이 과거 30년 가까이 하루 100t씩 제주지하수를 이용해 왔으면 앞으로 계약기간 만료 시 지하수 개발권을 취소당하더라도 여한이 없어야 한다. 사리(事理)가 이러한데 도리어 이제 와서 제주도정의 힘을 업어 1일 취수량 100t의 3배인 300t으로 늘려 달라니 염치가 없어 보인다.
특히 찬성론자 중에는 지하수 고갈 등에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 40년간 제주에서 활동해 온 한국항공의 기업 활동을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기업 친화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제주에 대한 기업투자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약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지어 물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제주지사와 한국공항이 손을 잡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식의 당위론을 펼치는 찬성 인사도 있었다. 물 산업 육성이란 것도 지하수를 망가뜨리는 사업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간과(看過)해버린 소이(所以)인 것 같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이 전체 취수량에 비해 미미 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것이 앞으로 선례가 된다면 지하수 개발 민간업자가 난립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럴 경우 티끌모아 태산 아닌가. 미미한 지하수 개발이 모이고 모여 끝내는 지하수 고갈 오염이라는 인위적 극한 재난을 만날 수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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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 동의를 초지일관 반대해 온 일반 도민, 정당, 사회단체, 학계의 의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냄과 동시에 도의회도 이들과 뜻을 같이해 당당하게 부결처리하기 바란다. 한국공항에 지하수 개발 기득권이 있다면 도와 도 의회에는 취수량 증산 불허 및 부동의의 법적 권한이 있다. 그리고 계약기간 만료 시 종료시킬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업자는 기득권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냥 십분 활용하고 있는데 법적권한을 가진 제주도는 왜 업자에게 끌려 다니기만 하는가. 그럴만한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인가. 도의회는 제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후회 없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