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비소비지출 비중 늘어...살림 '빡빡'
치솟는 물가 때문에 가계 실질소득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 지출도 소폭 감소했으나 유가 상승 여파로 교통비 지출이 늘어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1분기 실질 가계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1.2% 줄며 5분기 만에 감소한데 이은 것이다. 실질소득은 물가 영향을 고려한 지표다.
명목 가계소득은 월평균 385만8000원으로 3.5% 늘었다. 근로소득이 5.3% 증가한 것을 비롯해 사업소득 2.4%, 재산소득 13.7%, 이전 소득 3.3%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명목소득 증가에도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은 물가의 오름세 때문이다. 1분기 소비자물가는 4.5%나 상승했다.
명목 가계지출은 월 317만6000원으로 4.7% 증가했고, 이 중 소비지출은 243만9000원으로 4.3%, 조세, 국민연금, 건강보험, 이자비용과 같은 비소비지출은 73만7000원으로 6.1%가 각각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09%로 지난해 1분기보다 0.46%포인트 늘었다.
가구 소득이 월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소득의 5분의 1에 가까운 평균 19만900원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가 아닌 비소비지출로 쓰이는 셈이다.
근로자의 월급에서 사전에 공제되고 지급되는 항목이 대부분이어서 비소비지출이 늘수록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살림살이가 빡빡해진다.
실질 소비지출은 물가 탓에 0.7% 증가에 그쳤다.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농산물 물가급등에 따라 과일·과일가공품(8.6%), 채소·채소가공품(17.4%)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8.4% 늘었다. 주류(10.2%) 소비는 늘었지만 담배(-4.2%)는 줄었다.
의류·신발이 9.3%,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8.5%, 보건지출이 10.9% 늘었고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전기·도시가스료 인상의 영향으로 3.9%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차량 연료비(10.2%)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 구입(29.7%)도 증가하면서 교통 지출도 11.5% 늘었다. 전체 통신비는 1.1% 증가에 그쳤지만 스마트폰 효과로 통신장비(40.1%) 지출이 크게 늘었다.
물가 부담 탓에 여가활동 등을 줄이면서 오락·문화(-0.3%)와 음식·문화(-0.6%) 지출은 감소했다.
적자가구 비율은 30.5%로 올라 2006년 1분기(30.5%) 이후 가장 높았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25.8%까지 상승한 영향이 컸다. 2년 전인 2009년 1분기(20.5%)에 비해 5.3%포인트나 악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