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락...밭 갈아엎어
배추값 폭락...밭 갈아엎어
  • 임성준 기자
  • 승인 201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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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농협, 재배면적 2/3 100㏊ 산지폐기 결정
10㎏ 2044원 "팔면 손해"...대책 마련 시급
과잉생산으로 배추 가격이 폭락하자 재배농민들이 급기야 밭을 갈아엎고 있다.

봄배추 주산지 농협인 대정농협은 18일 133㏊ 중 100㏊를 예취기와 트랙터를 동원해 산지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산 도내 봄배추 재배면적은 160㏊로 지난해 37㏊보다 무려 332% 증가한 가운데 이 중 대정 지역이 133㏊로, 도내 재배면적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과잉 생산으로 최근 배추값은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상품 10㎏ 당 2044원에 거래돼 지난달 5841원보다도 65% 떨어졌다.

제주산의 경우 가락동 도매시장 도착 원가인 3300원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강정준 조합장은 "농가들이 배추를 수확해 팔면 팔수록 손해가 심해 마음이 아프지만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엎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기름값과 운반비 등을 계산해 볼 때 수확하면 할수록 손해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대정농협은 이에 따라 관내 재배면적 2/3에 해당하는 100㏊를 자율 감축키로 하고 농가 신청을 받아 이달 말까지 산지 폐기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작업비는 10a(300평) 당 45만원으로 모두 4억5000만원이 지원된다.

대정농협은 "봄배추에 이어 재배할 다른 작물을 파종해야 하기 때문에 자율감축을 먼저 추진하면서 자금 확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봄배추 재배면적이 급증한 데는 지난 겨울 배춧값이 높게 형성됨에 따라 산지유통인의 계약재배가 증가하고, 일반농가들도 가격 상승 기대 심리로 재배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다.

농민단체들은 "농산물 가격은 기상과 수급 여건상 변화가 심하다"며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부가 과잉생산에 따른 손해분을 보상해 주는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 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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