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경쟁력은 세계7대자연경관을 바라보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세계최고수질의 지하암반수, 한라산 심산유곡에서 뿜어 나온 맑은 공기와 중산간에 산재해 있는 산야초 등 청정자원들이라고 본다.
이 청정자원들이야 말로 제주를 살리는 원천이며, 세계인들로 하여금 제주를 찾게 만드는 매력 넘치는 귀중한 자산들이다. 이 귀중한 자원을 특정 재벌기업이 도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무상점거하려고 하고 있다.
한진그룹소속 (주)한국공항이 신청한 지하수증산요청허용에 대한 찬반문제가 거론되면서 도민사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문제의 요지는 한국공항이 현재 월 취수허가량 3,000톤을 월9,000톤으로 3배 늘려달라는 것이다.
참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본다. 대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물코를 터주게 되면 특혜논란이 빚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기에 염려되어 하는 말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지하수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겠다면 무슨 방도로 막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필자의 생각은 증산요청을 받아 들이기전에 도민의 재산인 공공재를 사기업의 독점하여 이윤창출에 이용되도록 허용해도 되는가를 도민에게 직접 물어봐야 되는 사항이라고 본다.
최근 발표된 도민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민 57%가 사기업이 지하수생산판매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했다. 특히 도민들은 지하수증산 허용이 아니라 취수량 동결이나 아예 취수자체를 금지해야 된다는 주문이 많았다. 이는 대다수 도민들이 제주의 지하수만큼은 도민생존권이 달린 공공재이며 공익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공수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의 트렌드가 부존자원의 보호로 바뀌고 있음을 보며, 세계제일의 수질로 평가받고 있는 제주화산암반에서 형성된 지하수가 있다는 것은 신의 내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지하수 증산허용문제가 붉어진 차제에 지하수 공개념을 더욱 확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하수 함량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적정개발수치를 정함은 물론, 지하수는 도민의 공유재산인 공공재로써 사적으로 유린되는 일이 없도록 지하수 이용과 보전방향에 대해 제도적 시건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지하수를 대기업이 돈벌이 수단으로 마구 뽑아 쓰게 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고갈되게 마련이다.
한국공항이 연간 지하수 매출로 11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원수대금은 고작 8,000만원 납부에 그쳤다고 하니 지하수를 가져다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챙겼는가 계산이 되며, 왜 그리 지하수증산에 목말라하는가를 알 수 있다.
전임 도정은 한국공항이 지하수증산요구에 대해 지하수 개발과 판매는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 단일창구로 밖에 할 수 없다고 못 박았었다. 그 대안으로 삼다수를 생산원가에서 병당30원을 얹어 한국공항이 필요한 만큼 가져다가 한국공항의 제품으로 팔아도 된다는 제안까지 했었는데 한국공항 측에서 거절했다고 들었다. 지하수를 사유화 하겠다는 욕심이 아니고서야 왜 수용을 안 했을까 의심을 품게 된다.
도 당국은 기득권을 인정해서 어쩔 수 없이 증산허용동의안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하지만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는 도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도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도의원들 대다수가 로비에 휘말려 증산허용 쪽으로 기울여졌다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혹여 특정기업의 이윤추구에 편을 들며 도민을 배반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도의회가 논의할 일은 지하수증산허용문제가 아니라 제주도민의 생명자원인 지하수의 보존관리대책을 논의 해 나가야한다고 본다.
지하수를 만들어내는 숨통인 곶자왈 훼손방지대책과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지하수폐공의 실태조사와 관리, 제주산야가 온통 골프장화 되면서 과도한 농약살포로부터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방지대책을 세우는 일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하수증산요청허용은 제주의 한정된 자원을 특정기업에 넘겨버리는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우를 범하는 일이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전무이사 강선종
